용접사의 하루

드디어 용접봉을 잡았다.

by 날개


노란 물길이 흐른다.
물방울을 대신해서 튀어 오르는 것은 작은 불꽃이다. 손이 작아서 용접장갑 대신 반코팅장갑을 거꾸로 낀 탓에 손등의 여기저기는 늘 작은 상처들이 생긴다.
불꽃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두려움보다 그 불꽃이 더 예뻐서였다.
바쁜 작업에 어떤 도움이라도 될까 싶어서 같이 출근을 하던 무렵이었다.
12m나 되는 옆판을 직원 5명이 용접을 하고 있었다. 그것은 불꽃놀이였다.
어찌나 멋있었던지.
한편으로는 울컥했었다.
뜨거움을 견디며 만들어 내는 넓은 철판이 누군가의 날개가 되어서 펄럭일 것 같은.
그때부터였던가.
작은 망치 들고 다니면서 용접똥이나 털어내던 내가 욕심을 내게 된 것이.
모두들 바쁘니 내게 눈길이 올 틈이 없는 사이에
작은 철판 조각을 붙이기 시작했다.
지나시던 팀장님이
" 비드가 범상치 않으십니다. " ( 쇳물이 고르게 잘 붙었다는 것이다.)
직원들이 모두 한 마디씩 보태면서 나는 용접사로 불리게 되었다.
두께에 따라 다른 온도 조절과 각도에 따라 다르게 붙이는 방법들을 쫄래쫄래 따라다니며 배웠다.
자주 나는 구멍은 나와 가까이 있는 누구나 메꿔 주었고, 잘못 붙인 것도 누구나 떼어 내주었다.
창업 때부터 같이한 우리 직원들은 드림팀이다.
나는 그들에게 용접을 배웠다.
멋진 드림팀에게.

기계를 다루는 일은 팔힘이 모자라서 위험했고 주로 공구 날라주는 것이 다였는데 넓은 작업장을 뛰어다니다 보면 오가는 출퇴근 시간에는 거의 기절 상태였다.
그랬으니 가만히 앉아서 하는 용접은 내게 가장 편한 작업이었다.
아크 용접기의 무게는 만만했다.
Co2 용접은 한참 하다 보면 줄의 무게 때문에 손이 발발 떨려서 비드가 예쁘지 않았다.
용접은 많은 것을 알려 주었다.
물리적인 것만이 아닌 많은 만남과 인연, 더불어 또 다른 창조적인 작업.

그래서 회사이름을 " 날개 "라고 하자고 했지만, 회사이름은 함부로 바꾸는 게 아니라나 뭐라나.

용접은 마음 잇기이다.

내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