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부부의 주말.

마음 맞으면 어디라도.( 고척 돔구장)

by 날개



9월 9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전날 한화와 키움의 연장전을 보던 남편이 말이
내일 야구 보러 갈까? 한다.
12시간 당구 보다야 8시간 더블게임이 낫겠지.
쪼아.
지난 주말에 12시간 꼭 채워 당구를 치고 온 다음 날.
화려한 리모컨 돌리기 쑈를 하며, 전 날의 피로감을 내색하지 않으려고 하던 모습이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막내 사위가 진골 롯데팬이어서 가끔 키움과 경기가 있으면 가족모임처럼 고척 돔경기장에서 푸지게 먹고 마시고 소리 높여 각자 응원하곤 했다. 장인은 키움( 원년 팬이다 ), 사위는 롯데, 이도저도 아닌 우리는 이기는 편이 내편.
인터파크에서 거의 매진이란다.
어찌어찌 예매했다며 살짝 들뜨기까지 한다.

군고구마 몇 알과 옥수수 챙기고 고고씽!!
생맥주 두병 담고 오징어포를 사는 데 주인이 부부끼리 야구 보러 오시는 거 보면 참 부럽습니다.
예의상 하는 말이 분명한데 우리는 깔깔 웃었다.
부부 아니세요?
부부 맞아요.
전에 사진모임을 한 적이 있었는데 1년을 만난 후배가 진짜 부부 맞아요? 하는 게 아닌가.
뭐지?
부부는 어찌 보여야 부부일까?
돔구장은 시원하다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우리가 예매한 좌석을 가리키는데.
고개가 꺾일 뻔했다.
4층. 거기다 지붕에 가깝다.
뒷산의 중간정도의 높이와 그보다 가파른 각도.
아무리 냉풍기가 돌아도 손수건 몽땅 적시며 안착!
멀기는 하지만 투수와 마주 보며 보는 맛은?

나쁘지 않아.

생맥주한 잔의 시원함과 동시에 게임은 시작되었다.
와~~
응원소리가 더 신나는 경기장.
신나는 건 한화 팬들만.
어떻게 두 게임 몽땅 질 수 있느냐고요.
그것도 비참하고 허벌나게.
3연패!
드디어 꼴찌가 되신 키움팀에 억센 박수를.
집으로 오면서 승패와 상관없이 각 팀의 응원을 구경 다니자고.
게임은 졌어도 우리가 신났던 것은 너무너무 잘 논다는 사실을 한번 더 확인했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