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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ia Dec 29. 2023

추워도 겨울을 좋아하는 이유

#일상  #내생각  #끄적끄적  #공유

사람마다 계절의 분위기를 남다르게 느낀다.

겨울의 고요하고 차분함 때문일까. 계절 중 겨울이 항상 아련하고 망상에 빠지기 쉬워진다.


한 겨울, 집 안이든 차 안이든 그 고요함 속에 들리는 아무 노래들에 겨울이 묻어 나오는 것을 좋아한다.

가끔 노래 들을 때 분위기로 기억하곤 하는 데, 그 기억해 뒀던 분위기에 가장 몰입이 되는 계절이 겨울이다.

자주 듣는 노래 가수 중에 레이니(LANY)의 노래를 특히 겨울에 자주 튼다.

레이니 음악 멜로디 뒤에, 작게 깔린 음이 번지는 것 같은 베이스가 자주 들리는데

아주 고요한 바다에서 물 한방울 톡 떨어트리고 점점 잔잔해지는 그런 느낌이 든다.

마음 또한 고요해지고 그 분위기에 집중하게 되서, 나중에 다시 들을 때 처음 들을 때의 감정이 잘 기억난다.


겨울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눈이다.

어릴 때, 따뜻한 아래 지방에 살던 터라 풍성하게 쌓인 눈을 스키장에서나 접할 수 있었다. 

수도권에 올라왔을 땐 주변에서 눈을 하얀 쓰레기라고 불러서 크나큰 충격인 시절도 있었지만

유일하게 나뭇가지가 텅 빈 계절인 겨울에 하얀 눈이 그 자리를 매꿔주어

근사한 경치가 되는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추운 날씨에는 역시 서로 붙어 있게 되서 더 정겹다.

더우면 덥다고 떨어져 있거나 땀 때문에 예민해지는 기억이 많은데

겨울에는 추우니 붙어 있으려 하고, 함께 따뜻한 곳을 쫓아가는 그런 흐름 끝에 마음도 녹아내린다.

그래서 덧붙여 말하자면, 겨울은 사랑에 빠지기 좋은 계절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에 빠지면 몸의 여러 호르몬들이 돌면서 아무리 추워도 따뜻한 기억으로 미화시켜주기 때문이다.


내 주변은 나만큼 분위기 자체에 매료된 사람이 드물어서 항상 혼자 되뇌이다가

이만큼 겨울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싶어서 몇자 끄적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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