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로 인한 성과가 우리 기업의 매출 신장과 고용 창출 뿐이라면 국가연구개발사업에 선정될 것이라는 기대를 접는 편이 낫다.
여기서 "Chapter 3. 선정되는 과제의 이유"를 떠올렸다면 당신의 학습력은 상위 5%. "연구개발"의 사전적 정의는 "새로운 지식이나 원리를 탐색하고 증명해서 성과를 상용화하는 과정"이라고 했던가.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상용화 삼총사는 "매출", "고용", "수출"이다. 그리고 국가연구개발사업에 신청하는 기업이라면 누구나 매출, 고용, 수출을 일으키겠다는 내용으로 상용화 계획을 작성한다. 우리에게는 더 강력한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
"볼트와 너트를 연구하는 과제를 발굴하라"
스포츠카를 탄 어린아이
여기서 볼트와 너트는 산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연구개발 결과물을 의미한다. 조금만 딱딱한 식재료를 넣으면 칼날이 휘어졌던 블렌더를 기억하는가? 우리는 칼 날의 강도를 강화하기 위해 "고강도 금속 소재의 융합을 통한 00 Mpa 급 블렌더 칼날 개발"이라는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 연구개발에 성공해서 우리는 드디어 세계 최고 수준의 고강도 금속 소재 칼날을 부착한 블렌더를 판매하게 되었다. 그런데 어딘가 허전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고강도 금속 소재 개발에 성공했는데 블렌더 칼날에 적용하는 것으로 만족한다고? 정말 이게 다라고? 이는 제로백 3초 대 스포츠카를 구입하여 어린이 보호구역에 위치한 동네 슈퍼마켓에 가는 용도로만 사용하는 것과 같다.
우리의 성공적인 연구개발을 "산업계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와 연계하지 못한다면 스포츠카를 타고 동네 슈퍼마켓에 가고 있는 것.
"산업계 전반"이 너무 추상적이라면 마이클 포터 교수의 밸류체인(Value Chain) 전략1)을 떠올려 보자.우리의 연구개발이 다른 기업의원자재 가격을 낮출 수 있다면, 생산성을 향상시킨다면, 유통경로를 단축한다면, 제품성능 경쟁력을 강화한다면, 고객 만족도를 개선한다면 어떨까?
핵심은 우리 기업이 아니라 우리의 연구개발 결과물을 활용하는 다른 기업이 창출할 수 있는 효과라는 점이다.
유사한 파급효과를 가진 연구개발을 수행해도 그 영향력을 찾아내어 어필하는 기업이 있고 그렇지 못한 기업이 있다.
우수한 평가를 받고 국가연구개발사업에 선정되는 과제들의 다섯 번째 특성.
연구개발 결과물이 산업계 전반에 줄 수 있는 강력한 영향력을 발굴하여 연계한다.
1) Value Chain 전략 : 제품과 서비스가 고객에게 전달되는 전체 사이클(원자재 조달, 생산, 유통, 판매 및 마케팅, 서비스 등)을 바라보고 조정할 때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이론을 기반으로 추진하는 전략을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