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아내, 우리에게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그것도 아주 오랜 시간이 말이다.
시곗바늘이 만나려면 한 바퀴를 돌아야만 하듯이
분침처럼 혼자서 달려 나가던 나에게는
너라는 시침을 다시 만나는 날이 올 거라는 기대와 함께
달릴수록 시침과 멀어지고 있는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그렇게 4년
다시 한 자리에서 마주하게 되었고,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 시차만큼 또다시 알아갈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사는 게 참 답답했습니다.
미래가 보이지 않아서 답답했고, 무언가 달라지지 않는 현실에 답답했습니다.
무엇보다 힘들었던 것은 나 자신에게 아무런 기대감이 들지 않는다는 그런 패배감이었던 것 같습니다.
"내 인생은 이렇게 끝나버릴 것 같아."
모든 것이 정해져 있고, 나는 그곳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만 같다는 생각이 자신을 더 끌어내렸습니다.
내 미래가 달라지려면 내가 어떻게든 해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마주하고 나니 자본주의에 무지한 것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싶어 졌습니다.
그래서 해야만 했습니다. 공부를 하고 행동하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가족을 설득하지 못했습니다.
시간을 쪼개어 뭐라도 해내야만 했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가족과의 거리는 점점 멀어졌습니다.
아내가 자본주의를 알았으면 했습니다.
응원은 아니더라도 조금만 더 이해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기에 어쩔 수 없다는 것도 알고는 있었습니다.
아내에게 힘든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갑작스레 회사가 폐업을 하게 됩니다. 따뜻한 봄이 왔지만 아내는 차가운 겨울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준비 없이 만난 비처럼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이지만 여러 감정과 후회가 교차하는 듯합니다.
아내가 자본주의를 몰랐으면 했습니다.
본인이 바라는 것을 하면서 즐겁게 살았으면 했습니다.
누군가 가야 하는 길이라면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은 내가 감당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모든 것을 내가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자만했습니다.
아내가 내가 걸어왔던 과정을 겪기 시작합니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미래에 대한 절망을 하고,
성공이라는 거짓말로 현혹시키는 수많은 유튜브를 보며 분노를 하고,
막상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며 혼란스러워합니다.
서로의 시차가 맞아가는 것에는 감사하지만
아내가 만날 그 4년의 시간들이 조금은 두렵기도 합니다.
아내에게 이런 식으로 자본주의를 알게 해주고 싶진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