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실 때 잘해드려야 효도지

3장 세탁소 단칸방 살림살이

by 이수영

시아버지 가신 뒤로 한 3년 지났을까. 이제 시어머니가 갑자기 혈압이 떨어져서 쓰러져부렀어. 시골에 친한 동네 친구가 있는데, 거기 시어머니가 우리 시어머니가 집에서 혼자 쓰러져 있는 걸 어쩌다 봤는가 봐. 그래서 거기 아들 며느리가 소식 듣고 우리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갔던 거야.


그래서 내가 그 친구한테 그랬당께. “너무 고맙네. 내가 효도할 시간을 조금만 더 주고 가시면 쓰겄소. 이대로 가시면 원통해서 못 살아야…”라고 함서 내가 막 울었어. 나는 그렇고 살 줄만 알았어….


그렇게 해서 시어머니가 뇌 수술을 했는데 아무 효과가 없드라고. 그냥 식물인간이 되아부렀어. 그때 내가 낮엔 세탁소 하면서 저녁 때면 병원 갔다가, 또 날 새면 돌아오기를 한동안 반복했지. 그렇게 병원에 한 달간 있어도 아무 차도가 없길래 결국 집으로 모시고 왔어. 할아버지는 그때도 날 새면 부동산 하러 댕기고, 나는 계속 세탁소 하면서 할머니 똥, 오줌 받아냄서 한 방에서 그러고 살았지.


시어머니가 말도 못 하고 눈만 뜨고 있는데, 어느 날은 다리 하나만 움직이는 거야. 그때 똥, 오줌 닦은다고 시어머니한테 걸레를 쥐어 놨거든? 근디 평소랑 다르게 발로 걸레를 다 밀어불드라고. 그래서 시어머니 변이 주변에 싹 묻어분 거야. 이미 그래 됐는디 어쩔 것이냐. 힘들긴 해도 당연히 내가 할 일로 생각하고 뒤처리를 했어. 근데 그때 느그 막둥이 작은아버지가 아홉 살이나 되았을까?


내 얼굴을 보드만 “엄마, 인상 쓰지 말아” 이러더라고… 그때 순간 얼굴이 확 빨개짐서 자식 앞에서 넘 부끄럽드라.


또 언제 한 번은 우리 집에 누가 문병을 온 적이 있었어. 날마지(매일) 방에서 똥, 오줌 처리하니까 우리 집에 냄시가 엄청 나드란다. 근디 우리 애들이 밥상머리 앉거서 막 웃으면서 밥을 먹고 있더래….


밥 먹는 장면.jpg 구글 제미나이(Google Gemini) 생성 이미지


그러고는 시어머니가 한 3개월 만에 돌아가셨어. 조금만 더 살아계셨으면 월곡동으로 이사하면서 같이 모셔 올라 했는디, 그 안에 돌아가셔부렀어. 그게 아쉽지.


그럼 할머니는 그동안 시집살이하면서 시부모를 모셔온 것 자체가 효도였다고 생각 안 했어요?

그것이 효도여? 그거는 당연한 일이고, 가실 때까지 끝까지 잘해드려야 효도지.



그 뒤로 우리 친정아버지도 저녁 좋게 잡수고 돌아가셨어. 그 앞날 우리 여동생이 아버지한테 찾아갔었나 봐. 그때 아버지 목욕이랑 다 시켜드리고 했는데, 이틀 있응께 아버지가 돌아가셔 버렸지. 그때 나도 가서 “아버지”라고 한 번 불러봤으면 덜 후회될 텐데… 아버지 운명하실 때 입에다 물 한 숟가락만 떠서 넣어드려 봤어도 내가 원이 없겄다마다……. (훌쩍인다)


사실 시어머니가 식물인간이 되어 갖고 있을 때, 내가 다 병 수발들기는 했는데 참 못할 노릇이더라고… 그래서 ‘아이고, 우리 친정아버지가 자식들 봐서 복 있게 가셨는갑다’ 그런 마음이 절로 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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