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완벽한 날들이 많아지는 이유가
내가 완벽하게 잘 살아서는 아니다.
돌부리에 삐끗하기도 하고
날아오는 화살에 넋 놓고 맞기도 하지.
그런 하루도 살아낸 후 맞는 저녁,
작은 보금자리에서 사랑하는 얼굴들 바라보며
함께 나눌 오늘의 고생과 상처
귤 하나에 네 이야기, 차 한 모금에 내 이야기
서로의 쳐진 어깨 토닥이며
해진 마음을 채우는 따스한 위로
눈물 나게 고마운 날들이 늘어나는 이유가.
나이만큼 약해지는 마음 때문만은 아니다
허탈했던 하루도,
부끄러운 실수도
웃고 울며 탈탈 털어놓을
존재가 있다는 그 이유에
눈물이 나는 것은 아마도
나이테만큼의 고비들을 함께 건넜기 때문일까.
지극히 평범한 밥상 앞 녹록치 않았던 오늘 하루,
한 숟가락에 너의 웃음, 한 젓가락에 나의 눈물이 어우러져
오늘 밤도 완벽한 일기를 써내려 가는 밤.
나이테가 늘어나는 만큼
삶의 시간은 점점 줄어들겠지.
어느 것 하나 놓칠 것이 없는
오늘 밤의 행복도 모래알처럼 서서히 빠져나가는 걸
평범한 내 하루에도 언젠가부터 행복이 조용히 기울기 시작했다.
행복은 소란스러운 하루 속에서도 소복하게 쌓이는 눈처럼
소리 없이 찾아오니까.
특별한 이름도 거대한 이론도 없는 평범한 날들에
완벽한 행복이 조용히 내려와 쌓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