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끝의 너

by 미누

하고픈 것 많아도,

결국 내 끝에는 너.


가고픈 곳 많아도,

결국 내 종착역은 너.


너를 만나면 그 많은 것들 다 하지도,

그 좋은 곳 다 가지도 못하면서


내 끝에는 너.

결국에는 너.


잠잠히 머무르기도 하고,

버티는 너를 잡아 끌기도 하고,

이야기, 그리고 또 이야기가

끝도 없이 펼쳐지다가.


결국 네가 너만의 길 찾아 떠날 때까지.


내 오늘의 끝에는 너.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이토록 가슴 벅찬 일인 줄 알았다면

진즉에 고맙다 말할 걸.


내 끝에 네가 있어서

오늘 힘든 하루가 버틸 만 했다고.


실은 너 없이 가는 여행은 신나지 않았다고

실은 내가 갖고 싶던 그 좋은 것 모두

너를 행복하게 해 주기 위해서였다고.


이 작은 비밀을 한 올 한 올 풀어내는 것이

삶의 하루, 하루. 또 하루.


내 운명의 실을 한 타래 다 풀어낼 때쯤에

나는 그렇게 내 실을 잘 풀어서

네 생명의 밑천을 대주었다며

웃을 날이 올지도.


사실 힘든 하루 끝에 네가 있었던 게 아니라.

너이기에 긴 하루를 또 다시 버텨내왔다고.


나의 모든 것은 결국 너였다고

속삭이는 오늘, 이 밤.








하루 시작과 끝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

내 손길이 필요한 누군가가 있다는 것,


사실은 훨훨 단신 날아올라 비상하고 싶었어도

내가 날아오르고 싶었던 이유도 바로 너였음을 이제는 알기에


나는 서두를 수가 없다. 재촉할 수가 없다.

느린 걸음으로, 낮은 자세로, 오늘 하루를 나누어 쓴다.

나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고마움이다.


그것도 말할 수 없는 고마움이다.

때로는 버겁지만, 사실 그 버거움도 내 인생을 더욱 찰지게 만드는

요긴한 요소임을 나는 안다.


버거운 하루도 너 때문에 이겨냈고,

그리고 또 내일 버거움을 찾아 떠난다.

너를 사랑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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