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고 꿈이 없었을까.
나라고 열정을 품은 적 없을까.
내 안에 잠든 꿈과 열정이 저 바다만큼이나 요동치는데.
잠든 거인도 잠재우는 이상하게 작은 소리가 있다.
그건 사랑의 소리다.
거친 꿈의 표면을 사포질하듯 문지르는
출렁이는 열정의 물결을 한순간 가라앉히는
그건 사랑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사랑을 대체할 언어는 없다.
아무리 식상해도 가장 듣기 좋은 말,
내뱉긴 쉬워도 헤아리기 가장 어려운 말.
광주리 가득 담겨도 말로 내뱉지 않았던.
뜨뜻미지근한 방바닥을 데우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땔감을 쑤셔 넣었던가.
한 밤, 지친 몸으로 거친 숨을 내 몰며,
방 한칸 채울 온기를 위하여
내 열정과 꿈도 부수어 넣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사랑이 제일 좋다.
심장이 너무 조그마한 때문인지,
마음에 빈 방이 하나뿐이어서 인지,
이 넓은 바다의 물 다 퍼다 담을 수 있다하여도
내 두 손안에 꼭 감기는 튼튼한 바가지에
따땃한 물을 담아 오늘 하루 촉촉하게 사는
사랑이 제일로 좋다.
사실 나에겐 꿈이 있었다. 사실 나에겐 열정도 있었다. 하지만 나를 한 순간에 항복하게 만드는 이가 있다. 그건 사랑하는 이들이다. 사랑하는 이들과의 시간이 나에게 이토록 소중한 것은 내가 나약해서도, 내가 의존적이어서도 아니었지만, 한 때는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었다.
나는 늘 회피해왔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나는 나에게 더 소중한 가치를 용기있게 선택해온 것이었다. 다 가질 수 있다고 하면 다 가지고 싶고, 다 가질 수 없다면 나는 사랑을 선택하겠다. 작은 손이 커가는 시간들을 다시 겪겠고, 내 젊고 멋진 아빠가 구부정하게 늙어가며 안타까워지는 그런 시간도 다시 겪겠다. 차마 이별이 종국에는 결말이어도 나는 다시 그 시간들 모두를 낱낱이 다시 겪겠다.
가끔은 내가 선택한 순간들을 후회한다. 더 자유롭게 날아오를 수 있었다며 원망도 든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은 자유로운 나의 선택이었다. 낮게 나는 한이 있어도 너랑 같이 날겠다며, 너의 상처 난 어깨 죽지를 내가 들쳐 업겠다고, 늦어도 나는 그렇게 가겠다고 선택한 나의 용기였다.
사랑도 용기 있는 사람들이 하니까, 나는 그렇게 용기 있게 사랑을 선택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