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의 요정들
그 겨울, 거리에는 크리스마스 캐롤이 울려 퍼지고
거리를 수놓은 불빛들 사이로
사랑하는 연인들이 팔짱을 끼고 걸었다.
나만 외로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외투를 더 여미며
길바닥만 바라보던 날.
하지만 그들이 외롭지 않다고 누가 장담할까
우리는 누구나 외로와서 누구나 사랑을 기다리는 것을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그때 누군가는 혼자 걸을 수 있었던 낯선 이의 자유가 부러워 했을지 모른다는 걸
나는 알았다.
사람은 내게 없는 것을 더 갖고 싶은지.
우리는 각기 다른 시간을 따라 여행하고 있어
결코 꼭 같은 길을 순서대로 걷는 게 아닌걸.
각자의 시간, 개인의 세계를 살아가는 우리가
문득 같은 공간에서 서로를 바라볼 때,
우리는 서로 가지지 못한 어제의 나, 내일의 너를 보며 부러워 하는 걸
어쩌면 지금 내 모양도 누군가에게는 몹시 갖고 싶을 수도 있다는 걸
왜 그때는 몰라서 그리 애태웠나
우리는 모두 시간을 타고 어제의 나, 내일의 나를 오가며
각기 다른 우주를 지닌 채로 살아가는 아름다운 요정들.
제각각의 빗자루를 타고,
하늘 아래, 바다 위를,
밤을 가로지르고, 낮을 둘러다니는 시간의 요정들.
때로는 외롭고, 때때로 부럽고, 틈틈이 서러워도,
각자의 우주를 품고 살아가는 우리.
네가 나를 부러워했듯, 나도 너를 부러워하며,
인간의 갖가지 감정을 세상에 흩뿌리고 다니는
시간의 요정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