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사를 끝낸 아들이
아직 밥을 먹고 있는 우리 부부 옆에
영어 단어책을 들고 나타났다.
오늘의 주제는 '모습, 상태'
tall, small, big, fat, light...
이런 단어들 중
'slim'을 만난 아들이 발음과 뜻을 물었다.
발음을 들려주고 '날씬하다'라는 뜻도 알려줬다.
음~ 하던 아들은 밥 먹는 나를 보더니 말했다.
"엄마 젓가락은 slim 하네."
호응을 하다 문득 이상함을 느껴 물었다.
"엄마가 slim 한 게 아니라
젓가락이 slim 하다고?"
내 말을 들은 남편은 박장대소했다.
아들은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그리고 말했다.
"엄마는 fat은 아니잖아."
최선을 다해 위로를 건넨 듯했으나
더 기분이 나.빴.다.
하지만 사실이라 어쩔 수 없네.
내 모습, 상태는
fat은 아니지만 slim도 아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