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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은 어떤 유형에 속하시나요?

by 북레터

카카오 브런치에 소설 연재를 시작하고 3개월 후, 8월의 어느날 아주 반가운 소식을 접했습니다. 12회를 맞이하는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처음으로 <<소설 부문 대상>>이 신설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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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부문 (에세이, 인문 교양, 실용서, 소설 외 문학 작품 등) 7명

-소설 부문 3명


전년도까지 소설 부문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수상작을 뽑았기에 정말 깜짝 뉴스였습니다. 연재소설, 그것도 다크한 장르 소설을 쓰기 뭔가 부담스러웠던 브런치라는 공간이 조금은 다르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브런치에 소설을 연재하기 시작한 것이 이런 운명의 예비함 아닌가 하는 착각 속에 조금 더 작품이 퀄을 높여야겠다는 다짐을 했어요. 혹시나 수상작 3편에 속할지도 모른다는 기분 좋은 한 때의 상상도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소설 부문 대상 신설이 공지된 이후, 출간 작가님들의 작품이 빠르게 브런치 공간으로 유입되기 시작했어요. 이미 써둔 작품을 연재하는 것인지, 일주일 3일 연재는 물론 매일 연재를 이어나가는 분들도 있어서 역시 출간 작가님들의 역량은 남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중 인상 깊게 읽었던 작품이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연재 시작 후 얼마 안 되어 영화화가 확정되었다면서 작품을 내리는 작가님도 계시더군요. 여러 작품을 둘러보면서 소설 수상작 3편 중에 내 작품이 포함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만~ 그래도 출품을 꼭 해야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출품 역시 연재를 완성할 힘이 되니까요.

12회 브런치 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들이 얼마 전 출간되었습니다.



2025 새로운 작가의 탄생을 축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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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고 아름다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클레이 하우스. -김슬기 작가님-

강하고 아름다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 예스24

*과잉 무지개 / 자음과 모음 – 김용재 작가님

과잉 무지개 - 예스24

*타로 카드 읽는 카페 / 창비 – 문혜정 작가님

타로카드 읽는 카페 - 예스24


소설 부문 대상이 신설된 후 첫 수상작이라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어요.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개인적으로 궁금한 작품부터 만나봐야겠습니다. 12회 브런치 북 출판과 함께 제13회 브런치 북 출판 예고가 있었죠. 올해도 종합 부문과 소설 부문을 유지한다고 합니다. 올 해 소설 부문에 응모할 작가님들은 수상작을 읽어보시고 출판하가 선호하는 이야기와 작품의 결을 생각하며 집필하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혼자 집필하고 수정하고 탈고하는 작가들의 평범한 창작루틴과 브런치 북 소설 연재는 아주 다릅니다. 일단 나의 소설 창작 스타일에 대한 점검이 필요합니다. 인물·사건·배경 같은 소설 쓰기의 기초나 소설 창작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구요. 많은 작가를 만나본 것은 아니지만, 저마다 집필하는 방법이 다릅니다. <어떻게든 완성시켜 드립니다>라는 책을 통해본 작가의 3가지 유형을 살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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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플로터(Plotter) : 플로터는 1장부터 결말까지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글 혹은 카드로 상세하게 개요표를 작성한다. 개요에는 등장인물, 설정, 장소와 같은 상세 설명은 물론 책의 분위기를 설정하는 사진, 음악도 포함된다. 플로터는 이 단계가 몇 주, 몇 달이 걸리기도 한다.


② 팬처(pantser) : 플로터와 정반대. 이야기가 어디로 갈지 걱정하지 않고 일단 직감대로 써나가는 유형. 이들에게는 대략적인 아이디어 등장인물 두세 사람만 생각해두고 등장인물들이 닥치는 대로 이야기를 하게 둔다.


③ 플랜스터(Planster) : 플로터와 팬처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다. 하나 이상의 아이디어를 지니고 실제 개요는 조금 더 엉성하다.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지만 여기저기 구멍이 숭숭 난 상태에서 그것을 메워가는 유형이다.


제가 아는 플로터 유형 작가님들은 철저한 계획형으로 아주 상세한 구성, 챕터마다 몇 장을 할애할 것인지까지 매우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더라구요. 이런 치밀한 구성 없이는 아예 집필을 시작하지 않기 때문에 탄탄한 스토리, 완결성은 기본인 작품으로 완성됩니다.

반면 팬처 유형 작가님들은 그야말로 ‘그분’이 오면 미친 듯이 써 내려가는 직관형입니다. 순간에 떠오르는 영감과 창작에너지에 이끌려 내면의 또 다른 존재와 마치 접신하듯 창작하는 작가님. 마르지 않는 창작의 샘물을 가진 듯한 천재적 작가들이 바로 이 유형인 거 같아요.

플랜스터는 두 유형의 특징을 어느 정도 가지고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스타일입니다. 이 경우엔 사건이나 인물이 이야기를 주도해 나가면서 예상치 못한 전개 속으로 휩쓸리기도 하고, 그 때문에 전체 구성에 약점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들을 순발력과 좋은 아이디어로 해결해 나가야 하는 그야말로 '문제 해결력'이 좋은 작가군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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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떤 유형의 작가라 할지라도 브런치 연재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총 30화까지만 연재할 수 있다는 것. 저도 연재가 처음이었기에 ‘설마 30화에 결론이 안 나겠어~’ 이런 막연한 생각으로 시작했다가 뒤로 갈수록 넘치는 분량 압박 때문에 1화에 담기는 이야기가 점점 길어졌습니다. 마지막 30화는 읽는 독자님들에게 정말 죄송할 정도로 길었다는....

그래서 장편인 경우 차라리 1부와 2부로 나누어 하나의 브런치북당 약 10화~20화 정도로 나눠서 연재를 기획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최소 10화 이상이어야 브런치북으로 완성된다는 것을 기억하시고 내가 연재할 작품의 분량에 맞게 미리 세팅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작가님들은 오늘 소개해드린 3가지 유형 중 어떤 스타일로 집필하시나요? 저는 허술한 구상을 가지고 시작하는 플랜스터 스타일이예요. 그래서 생각지도 못한 스토리가 저를 이끌고 나가기도 하고, 그러다가 허술한 구성 땜방하느라 고생도 합니다. 어떤 스타일이든 뜨거운 여름은 뜨거운 글쓰기가 어울리는 계절, 열정을 담은 글쓰기와 함께 하는 이 여름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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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글을 쓸 때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주제가 당신의 강점이다. 당신에게 중요한 주제, 당신 인생에서 계속 나타나는 주제, 당신을 깨어있게 하는 주제, 이러한 주제들은 일상에서는 약점으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글쓰기에서는 개인의 금광과도 같다. 당신에게 중요한 주제, 문제의식을 가지고 감정을 폭발시켜라. 그것을 쓰기 시작하면 열정, 책임감, 목적의식을 일깨우는 이야기를 쓸 수 있게 될 것이다. -로라 베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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