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주도 학습 코칭하기 (3)
분명히 공부도 잘하고 성격도 매우 순종적이라서 어른들 걱정을 끼치지 않았던 아이가 성적이 안 나오거나 매사 의욕이 없는 모습을 보일 때, 우리는 그 아이의 본능 충족의 밸런스라는 요소를 따져봐야 합니다. 본능은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으로 나누어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물질적 본능이란, 여기서 식욕 수면욕 등의 신체 생리적 본능을 말합니다. 물질적 본능이 원하는 만큼 잘 채워지지 않는 경우, 신체적으로는 건강상태가 불량하며 신경성 소화불량 등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학습적으로는 스트레스와 불안감이 증가하게 되며 특히 근면성과 학습 의욕을 저하시킨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학습자의 기본적인 학습 태도를 결정짓는 ‘생리적 본능’ 영역의 문제들은 최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일입니다. 잘 쉬어야 하고, 잘 자야 합니다. 맛나고 영양가 있는 식사는 아이들의 “연료 공급”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아이들의 “심리적이고 물질적인 만족감을 채워주기 위해서도” 필요한 것입니다. 아이들의 학습 계획을 셋팅함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으로 우선시하여 고려해야 할 사항입니다. 교육부가 발표한 2017년 자료에 따르면 고등학생의 18%가 아침을 거르는 것으로 나타났고, 초등학생들조차도 5%에 달하였습니다. 이대로여서는 안 되겠죠.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물적 욕구가 채워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없애주고 “물질적으로 충족될 수 있다”는 신뢰를 양육자가 담보해 줄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한편, 정신적 욕구를 채우고자 하는 본능은, 학습자의 경우 주로 “칭찬”에 의해 충족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것이 결여되거나 절대적으로 부족할 경우, 학습자의 자아 존중감 Self-esteem에 구멍이 나게 됩니다. 그 결과 책임성이 현저히 낮고, 매사에 흥미와 관심이 없으며 목표의식을 갖기 어렵게 됩니다.
원리는 이러합니다. 우리 인간의 자아 존중감이 생기고 튼튼해지는 것은, 영유아기부터 주위 환경에 대한 통제력을 발휘하며 외부에서 던져진 과제들을 하나하나 수행하면서, 그것이 맞는 방향이라는 격려와 실질적인 성과에 대한 확인을 받으면서 이루어지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그 어떤 과제를 완료하고 수행해 냈다 하더라도 긍정적인 격려 혹은 칭찬이 주어지지 않거나 냉랭한 비판이나 평가 혹은 꾸지람이 먼저라면 어떻게 될까요? 내 힘으로 뭔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가 쓸모 있는 존재라는 가치 효용감도 맛보고 즐기고 쌓기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과잉보호에 처해 있는 아이들도 마찬가지 문제를 보일 수 있습니다. “내가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의욕 상실과 유사한 모습을 나타내게 된다는 것입니다.
고등학생 E가 그런 경우에 해당하였습니다. 부모님 이혼 후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던 아이는 아동기 때는 민감한 성향과 영재 수준의 재능으로 특히 언어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우수한 아이였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성적이고 냉철한 완벽주의자 어머니로부터 웬만한 것에 대해서 거의 칭찬다운 칭찬을 받지 못하면서 성장했던 것 같습니다. 저와 만났을 무렵에는 자아 존중감이 이미 많이 손상되어 있었고, 아침에 학교 가는 것, 준비물을 알아서 챙기는 것조차도 힘들어진 상황이었습니다. 나태하고 목적의식 없는 일상 --> 어머니의 꾸지람과 평가 --> 더 나태해지고 일상으로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악순환이었던 것이죠.
마크 트웨인은, “한 마디의 칭찬으로 두 달을 살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말 그대로 칭찬과 격려는 사람을 살아가게 만드는 정신적인 ‘밥’의 역할을 합니다. 어떤 과제를 합니다 –-> 노력을 하고 성과를 냅니다 –-> 노력과 성과에 대한 칭찬/격려를 듣습니다. 이것을 통해서 우리 모두는 아기 때부터 배우며 성숙해 왔고, 어른이 된 지금도 이 프로세스를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학령기의 아이들에게는 더욱더 절실합니다.
더 나아가 실패와 오류가 용인되는 공동체의 분위기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실패할 수도 있다, 그로 인해 상처받을 것이고 어디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라는 공포감으로부터 아이들을 구해내야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 더 언급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