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연재 에세이 <삶은 계란이다> 에필로그
2023년 5월 31일, ‘브런치스토리’에 가입했다. 가입과 동시에 오래 전에 써둔 <보고 싶은 우리 엄마>라는 글 한 편과 활동 계획을 묻는 몇 가지 항목을 적은 신청서를 함께 제출했다. 이틀 뒤에 브런치스토리팀으로부터 이런 내용의 답신을 받았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 브런치스토리의 작가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작가님의 브런치스토리에 담길 소중한 글을 기대하겠습니다.” 비록 작가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지만 2023년 6월 2일 드디어 꿈을 이룰 수 있는 발판이 생겼다.
중학교 입학을 앞둔 겨울, 이웃에 사는 대학생 오빠가 빌려준 ≪수레바퀴 아래에서≫를 읽으며 헤르만 헤세를 알게 되었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찾아 방황하던 주인공 한스가 끝내 주검으로 발견되는 이야기는 당시 14살이었던 내게 허탈함과 깊은 슬픔을 안겨줬다.
그리고 한 가지가 더 있었다. 주인공 한스를 향한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었다. 그 후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를 읽으면서 그때와 비슷한 감정을 또 한 번 느꼈다. 작가에 대한 경외심이 생긴 시점인 듯하다.
내게 작가란 글쓰기를 업으로 하는 사람일뿐 아니라 사람들의 슬픔과 고통을 함께 느끼고 그들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지닌 멋진 사람들이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만약에 내가 글을 쓴다면 헤세와 스타인벡처럼 참담한 비극 속에서도 희망을 향해 나갈 수 있는 삶에 대한 온기를 담은 글을 쓰고 싶다는 바람을 갖게 되었다.
책을 좋아하는 딸의 재능을 발견한 엄마 덕분에 대학에서 문헌정보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30년 가까이 사서로 일하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 그 사이 두 번의 이직을 거치면서 일하는 공간은 변했지만, 국적과 장르 불문하고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 작품들과 많은 작가들을 만났다.
꿈을 그리는 사람은 그 꿈을 닮아간다고 한다. 14살 어느 겨울날 꾼 꿈을 언젠가는 이룰 수 있다는 믿음으로 살아가는 요즘이다. 브런치 작가로 네이버 도서 인플루언서로 미약하나마 글을 통한 소통과 나눔을 가지며, 작가의 꿈에 조심스럽게 다가가고 있다.
처음으로 브런치에 연재한 에세이 <삶은 계란이다>를 구독하고 공감을 나눠준 구독자 한 분 한 분께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한 계절을 따뜻하게 보내고 새로운 계절, 싱그러운 여름의 문턱에서 감사 인사드립니다. 덕분에 조금 더 용기 있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