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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무리 Jan 21. 2024

내게 힘이 되는 말 한마디

응원은 별무리도 춤추게 한다.

 아시다시피 아이들과 교사들은 현재 겨울 방학 중입니다. 제가 방학이 왔음을 가장 실감하게 해주는 것 중 하나는 바로 학부모 소통용 앱입니다. 요즘은 교사 개인번호를 공개하지 않고 학교마다 혹은 교사마다 학부모님과의 소통을 위해 앱, 오픈 채팅, 밴드, 웹사이트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합니다. 그중 저희 학년은 앱을 이용해서 학부모님과 소통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지내던 학기 중에는 매일 아침 쉴 새 없이 앱이 울렸습니다. 아이들 출결 상황이나 건강 상태 공유, 각종 문의 사항 등의 문자가 출근길부터 울리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항상 아침마다 ‘혹시 밤새 무슨 일이 생겼나, 누가 많이 아픈가, 빨리 답장을 드려야 하는데’ 하며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이 생기곤 했습니다. 매일 그렇게 생활하다 이제 방학이라 앱 알람이 울리지 않으니 무언가 어색합니다. 어디선가 알람 소리로 환청이 들리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앱 알람이 방학식 다음 날을 기점으로 잠잠해지는 게 학부모님들과도 ‘뜨겁게 안녕’을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앱은 방학식 날까지도 열심히 울렸습니다. 왜냐고요? 올해는 교사들에게 혹독한 한 해였던 걸 모두 아실 겁니다. 그래서인지 유독 아이들과 헤어지는 방학식 날 감사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신 학부모님들이 많았습니다. 평소에도 부모님들께서 감사하게 격려와 응원 메시지를 종종 보내주시는데 이렇게 한 해를 마치고 교사에게 보내주시는 메시지는 왠지 제 일 년의 노력을 알아주시는 거 같아 감동이 더욱 크게 다가오곤 합니다. 그동안 힘들었던 순간, 학급을 운영하며 고생했던 일들이 학부모님들의 메시지에 눈 녹듯 녹아 없어집니다.    

 

 이제 앱상의 지난 학급을 삭제할 시기가 왔습니다. 학급을 삭제하기 전 학부모님들께서 보내주신 제게 힘이 되는 메시지들을 이 글에 적어 보관해 볼까 합니다.     


“일 년 동안 감사했습니다 선생님. 내내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이렇게 글로 인사드리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한 해 동안 아이들 가르치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아이를 맡겨만 놓고 한 번도 찾아뵙질 못하고 이렇게 한 학년을 또 보내네요. 언제나 즐거운 일 가득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라요.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1년간 부족한 ○○이 잘 이끌어주시고 지도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선생님 가정에 늘 행복한 일 가득하시길 바랄게요. 한국사에 관심이 전혀 없던 아이였는데 선생님 덕분에 역사에 대한 관심이 정말 많이 늘었어요. 집에서는 어떻게 해도 관심이 없었는데 선생님과 함께한 수업 시간이 정말 좋았던 거 같아요. ○○이도 선생님께 직접 표현은 안 했겠지만 선생님 너무 좋았는데 헤어지게 돼서 많이 아쉽다고 며칠 전부터 계속 이야기하더라고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1년 동안 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 앞으로도 건강하시고 좋은 일 가득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1년 동안 ○○이 맡아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도 저도 가장 행복했던 학년이었습니다. 친구들과의 교류도 가장 많았던 학년이고요. 5학년 때의 좋은 추억은 ○○이 앞날에 큰 도움이 될 거 같아요.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고 좋은 일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선생님 안녕하세요. 한 해 동안 세심히 잘 지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가 선생님 덕분에 5학년 학교생활이 즐거웠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제게 이렇게 힘이 돼주시는 학부모님들이 많은 것에 새삼 감사함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교육공동체로서 서로 신뢰하고 응원하는 교육 현장이 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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