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힘, 동료교사의 힘
공유와 소통이 핵심
새해 인사를 건네며 올해를 맞이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의 마지막주입니다. 이제 겨울 방학도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일반회사처럼 교사들도 1, 2월은 인사이동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합니다. 올해 저희 학교도 꽤 많은 수의 인사이동이 있었습니다. 친하게 지냈던 동료 교사들도 다른 학년, 다른 학교, 다른 지역으로 하나둘씩 떠나고 그 빈자리를 새로운 교사들이 채웁니다. 저도 올해 동학년 구성이 어떻게 될지 걱정 반 기대 반입니다.
일반회사가 팀이나 부서 단위로 업무가 운영되듯 학교는 기본적으로 동학년 단위로 업무가 운영됩니다. 학교 행정과 관련된 부서조직이 따로 있지만 특히 1년 동안 함께 생활하며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하는 동학년은 한해 학교생활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만큼 중요합니다.
제 주변의 교사들에게 생활 지도하는 데 힘이 드는 학년이나 학생, 본인과 맞지 않는 동학년 구성 중에 무엇을 택할 거냐고 물으면 만장일치로 전자를 택합니다. 그만큼 동료교사가 자신의 학교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큽니다.
학교가 직장으로서 갖는 큰 장점 중 하나는 독립성입니다. 독립된 공간인 교실에서 자율성과 재량권을 보장받으며 나만의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또 독립성을 기반으로 운영 방식의 차이가 있을 뿐 우리가 추구하고 달성해야 하는 목표는 동일하기에 자신의 방식을 동학년과 활발히 공유하고 소통합니다. 이처럼 ‘공유’와 ‘소통’이 함께하는 힘의 핵심이 됩니다. 그리고 그 힘은 수업, 생활지도, 행사준비 등 학교생활의 모든 면에서 교사 개인과 집단에 실로 대단한 효과를 발휘합니다.
동료교사가 없는 학교생활은 혼자 하는 달리기와 같습니다. 자기 마음대로 거리, 속도, 방향 모든 걸 내 뜻대로 할 수 있지만 아무도 같이 달리지 않으니 1등도 꼴찌도 나 혼자인 달리기 말입니다. 물론 자기만의 기록을 묵묵히 달성하는 행복감도 있겠지만 계속 혼자 달리다 보면 결국 지치고 말 겁니다. 한 개인이 빠르게 변해가는 교육 트렌드 속에서 발전과 균형을 이루려면 예전보다 더 함께하는 힘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처럼 말입니다.
우리 반의 고유성을 지키면서 다른 동료교사, 학급들과 균형을 유지하는 학교생활은 마치 2인3각 경기와 같습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발맞춰 가다 보면 어느새 손발이 척척 맞아 뜀뛰기까지 가능하게 됩니다. 그때까지 시간은 조금 걸릴지 몰라도 함께 공유하고 소통하며 달리는 재미는 혼자 달릴 때의 그것과는 또 다른 큰 행복을 줍니다.
흔히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들 합니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합니다. 저 역시 저와 함께 뚜벅뚜벅 걸어주는 동료가 있어 힘들어도 이 길을 걷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함께하는 힘이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