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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무리 Mar 17. 2024

모든 일의 시작은 체력으로부터

피곤하다 피곤해

한 번이라도 다이어트를 시도해 본 사람들은 공감하는 말이 있다. 자비나 인내, 배려와 같은 넉넉한 마음 씀씀이는 바로 탄수화물에서 나온다는 우스갯말이다. 식이조절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그동안 이유 모를 짜증과 예민함을 호소한다. 그리고 이 문제는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손쉽게 해결된다는 걸 사람들은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이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체력에 관한 이야기도 있다. 나는 glutamin17171님의 트윗 멘션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 내용은 이렇다. ‘체력이 정말 중요한 것이 체력이 좋아지면 고통에 대한 저항력이 강해져서 성격도 좋아진다고 한다. 집중력이 좋아지고 호흡이 길어져서 표현력도 향상된다고. 대체로 신경질적이거나 귀찮은 것은 몸과 마음이 지쳐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체력이 약해서라고.’


출처 :  @glutamin17171 님의 트윗


나는 타고나길 저질 체력이라 항상 지치고 피곤해하는 편이다. 그래서 쉽게 우울해지고 무기력해지기도 해 그런 자신이 원망스럽던 찰나에 우연히 읽은 저 글은 내 현실을 꿰뚫어 본 느낌이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몸이 힘들 때 업무부터 인간관계, 마음가짐까지 도미노처럼 무너졌던 경험이 누구나 있을 거다. 특히 가까운 사람에게 괜히 짜증을 부리고 뒤늦게 후회하거나 사과를 해본 사람이라면 더욱 공감이 갈만한 말이다.


체력이 약한 사람의 일상 모습은 대개 비슷하다. 퇴근만 하면 절인 배추처럼 축 늘어져 리모컨을 만지작거리거나 핸드폰만 쳐다본다. 그런 날들이 길어질수록 ‘나만 이러고 사나?’ 하는 자괴감에 빠진다. 그러다 몸에 좋다는 영양제를 사들여 며칠 반짝 챙겨 먹다가 그도 지속적이지 못해 식탁 위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게 놔둔다. 또 패션의 유행은 못 따라가도 각종 감염병 유행은 어찌나 잘 따라가는지 크고 작은 잔병치레로 병원을 제집처럼 들락거린다. 이렇게 체력이 축나 몸 상태가 엉망이니 업무에 지장이 가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나도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내 컨디션에 따라 우리 반의 수업 방식, 생활 지도 형태 등 학급 운영의 많은 것들이 변했던 걸 알 수 있다. 그리고 아이들이 그 영향을 고스란히 받기 때문에 교사에게 체력은 학급을 경영할 때 필수요소이자 밑바탕이라고 본다. 그래서 ‘체력이 국력이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라는 오래된 슬로건들이 세월이 흐를수록 뼈저리게 와닿는다.    

 

그렇다면 이처럼 중요한 체력은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 모두가 알다시피 답은 꾸준한 운동에 있다. 마라톤 마니아로 유명한 세계적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그는 전업 소설가로 살기 위한 체력 관리로 달리기와 마라톤을 꾸준히 하고 있다. 여전히 매년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하는 그에게 달리기는 단순히 체력 관리 차원 그 이상이 된 듯하다. 또한 그는 저서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그에 따라 사고 능력도 미묘하게 쇠퇴하기 시작합니다. 사고의 민첩성, 정신의 유연성도 서서히 상실됩니다.’라며 체력의 중요함을 강조했다.


러셀 클레이튼은 하버드 비즈니스리뷰에 ‘명확한 목적에 따라 계획적이고 조직적이며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운동은 일과 가정을 조화롭게 양립시키는 능력과 분명한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최근 연구 결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클레이튼은 2가지로 이 연구 결과를 요약했다. 첫 번째는 ‘운동은 스트레스를 낮추고, 스트레스 감소는 일과 가정 두 영역에서 활동하는 시간을 모두 즐겁고 생산적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둘째는 운동이 자기 효능감을 높인다는 것이다. 자기 효능감은 주어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능력이 자신에게 있다고 믿는 마음가짐이다. 간단히 말해 운동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세상을 정복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을 갖게 한다. 이러한 마음가짐은 우리가 가정과 직장에서 주어지는 책무에 접근하는 방식을 상당히 변화시킨다. 세계적인 CEO 대부분이 왜 운동과 스포츠를 즐기는 지를 보여주는 연구 결과다.*

  

나도 저질 체력계의 우두머리로 서른 살 무렵까지는 숨쉬기 운동만 하고 살았다. 종이 인형처럼 근육이라고는 없는 인간으로 살다 목디스크로 심한 고생을 하고 이렇게 지내다가는 정말로 큰일이 나겠다 싶어 필라테스를 시작했다. 저질 체력과 게으름이 환상적으로 잘 조합된 내가 지금까지 한 가지라도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는 사실에 나 자신도 놀란다. 여전히 운동을 하러 가는 길은 쉽지 않지만 운동을 하지 않으면 몸이 더 힘들어진다는 걸 알기에 꼬박꼬박 운동을 한다.


몸에 근육이 생기고 자세가 좋아지니 당연히 통증도 줄고 체력도 전보다 좋아졌다. 체력이 좋아지니 학교에서 아이들과 활동할 때도 활기가 생겼다. 더불어 업무 집중도도 높아지고 퇴근 후 피곤함을 회복하는 시간도 빨라졌다. 체력이 나아지고는 집에 와서 손가락 하나도 까딱하기 싫던 내가 집안일을 할 수 있는 체력적 여유도 생겼다. 체력에 자신이 없었던 내가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으니 여러분들은 더 잘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자신의 업무를 위해 체력을 관리하는 일은 세계적인 작가나 CEO, 혹은 나 같은 교사만의 사례가 아니다. 직장인이나 공부하는 학생뿐 아니라 삶을 영위하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숨 쉬 듯해야만 하는 인생의 과제이다. 몹시 피곤하고 무기력해진 나를 만나기 전, 교사로도 나로도 잘 살기 위해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부터 관리해 보자. 학급 경영뿐만 아니라 사실 모든 일의 시작이 체력에서부터니까 말이다.



글 발행하고 난 솔찍헌 심정



* 참고 기사 출처 : 일 잘 하려면 놀아야 한다’?67테니스 마니아빌 게이츠[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618/1139908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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