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카페, 파이어족 카페에 꾸준히 올라오는 단골 질문이다.
조기은퇴하려면 얼마나 많은 자산이 필요할까? 주로 은퇴를 막연하게 생각해본 은퇴계획 단계에 있는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이다.
나 역시 은퇴계획 세울때 이 부분이 제일먼저 궁금했다. 남들은 얼마를 준비해서 은퇴하는지 그 기준점을 참고하면서 은퇴 리스크를 줄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나고 보니 이 질문을 하는 사람은 이제 막 은퇴를 계획하는 은퇴초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 질문에 단답형으로 대답하기는 개인별로 생활 수준이 워낙 다르고, 은퇴 후 삶의 방향이 럭셔리냐, 청빈한 삶이냐 등 각각이라 어렵다. 실제로 은퇴카페에서 보면 은퇴후 2도5촌 혹은 귀촌하겠다 하는 사람, 수영장 딸린 서울 최고급 주거지에서 럭셔리 은퇴를 하겠다는 사람 등 천차만별이다.
후자의 경우 50억을 은퇴자금 목표로 설정하기도 한다.
주식투자 카페에서도 가끔 올라오는 질문이다. 물가 높은 서울 기준으로는 대부분 2,30억 이상을 기준으로 삼던데, 나한테는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놀랄만한 기준이다.
다만, 한가지 기준점으로 생각해볼수는 있다. 파이어족이 첨에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했는데, 미국의 유명한 파이어족 입문서를 읽어보니, 대략 100만달러(우리돈으로 14억)를 최소기준으로 삼았다. 젊어서 집중적으로 아껴쓰면서 이 돈을 마련한 다음 그 돈을 미국 주식에 투자해서 배당수익 4프로(우리돈으로 연 5,6천만원)로 생활비를 마련한다고 한다. 미국 파이어족의 기준점으로 보면 14억이 최소 설정자금인데, 어디까지나 한 예시일 뿐이다.
당연히 절대적인 은퇴자금 기준이란건 없다. 더 중요한건 기존 월급을 대신할 안정적인 현금흐름이다.
나는 은퇴준비하면서 유명한 '마법의 연금굴리기' 등과 같은 연금관련 책을 제일 먼저 읽었다. 도서관에 연금관련 검색하면 나오는 책을 대부분 읽었는데, 은퇴준비자들의 필독서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총 자산보다는 연금 등을 통한 현금흐름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은퇴생활을 위해서는 일하지 않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충분한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불로소득을 일정부분 창출해야한다. 불로소득을 창출한다는 것은, 정시에 출근하고, 상사에게 보고하고, 정장을 입고, 주 5일 일하고, 몇 시간씩 회의에 참석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방해하는 업무와 일에서 자유로워 지는 누구나 꿈꾸는 은퇴생활의 밑거름이 된다.
몇 몇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파이어족으로 자유를 누리는 이유는 대부분 마약과 같은 근로소득에 발목을 잡혀 있기 때문이다.
그럼 안정적인 은퇴의 기반이 되는 월 현금흐름은 어느정도 일까?
이부분 역시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연금책이나 또는 웹상에 파이어족 준비하는 경우를 보면 대략 월 500만원을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았다. 나 역시 이정도 금액을 목표로 했다. 이정도면 우리나라 직장인 평균월급보다 조금 높은수준으로 금퇴족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안정적 생활은 가능하다 생각한다.
내가 오랫동안 생각해 본 조기은퇴후 경제적 기준점은 다음과 같다.(어디까지나 개인생각!!!)
1. 자가 주택(대출없음) - 어디에 거주하고 몇 평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는 개인판단
2. 월 현금흐름 500만원 - 부동산, 상가 월세 및 주식 배당, 기타 소일 거리를 통한 근로소득 포함
3. 현금성 자산 3억 - 은퇴후 급작스러운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여유자금, 반드시 환급성이 높아야 함
(부동산, 상가 등에 묶여있는 자산은 계산에서 배제)
나는 블로소득만으로는 월 500에는 모자르기도 하고, 은퇴후 꾸준히 하고 싶은 일을 할 생각이기에, 노동소득으로 월 1,2백만원 이상은 채워나갈 예정이다.
내 생각에 위의 3가지만 갖춰진 상태에서 내려 놓는 삶을 산다면, 다니기 싫은 직장이라는 굴레를 벗어나, 조기은퇴하여 파이어족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실제 은퇴카페에서 보면 은퇴하신 분들도 현금흐름 부자가 부럽지 묶여 있는 자산은 많아봐야 현실에 큰 도움이 안된다고 한다.
내 주변 지인들중 부동산 몇 채에 본인의 자산 10,20억씩 묶여 있는데, 최근 대출이자 상승으로 경제적으로 매우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경우도 많고, 퇴직했어도 다시 직장인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었다.
파이어족에 필요한 최소자산 기준은 결국 파이어족 이후의 삶의 행태에 따라 극명하게 달라질 것이다.
은퇴후 모든 경제적인 일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사람과 나처럼 은퇴 후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경제적인 일에 참여하는 극빈한 파이어족은 천지차이다.
나는 정말 총자산이 미천한 가난한 파이어족이기 때문에 경제적 기준점으로 나를 보고 판단해서는 안된다.
대신 가난한 파이어족으로 살아도 충분히 내가 주도하는 삶으로 알차게 삶을 구성할수 있다는 점만 참고했으면 한다.
조기은퇴는 결국 자산의 규모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 퇴직하고 나서도 생각해보니 자산규모는 단순한 숫자에 불과하지 행복과는 무관해서 거의 신경쓰이지 조차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금흐름이라 생각한다.
조기퇴직후에도 가족들이 살아가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어야 한다는 사실만큼은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비록 나는 내려놓는 삶을 택할지언정 가족들에게는 아끼고 사는 삶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일하지 않아도 월급처럼 나오는 안정적인 500만원의 현금흐름!
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만드는 것이 조기퇴직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