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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무원파이어족 Jul 10. 2023

50대를 기다리는 조기은퇴자의 마음

47세 공무원 조기퇴직후 찬란한 50대를 기다린다.


ㅈ 됐다..... 이제 나이  50이다..


 

친한 친구가 최근 술자리에서 이런 말을 자주 한다.


"와! ㅈ됐다..이제 몇 달 지나면 우리도 나이 50인데 어짤래?"


 이 말을 한 친구 역시 공무원인데, 꽤나 바쁜 직렬이라 자기시간 없이 항상 쫒기는 삶이 불만이다.

 ,

 돌이켜보면 나 역시 나이 앞 자리수 바뀌는게 그렇게도 무섭고 싫었다. 30대때는 나이 앞자리수가 4로 바뀌면 무슨 상늙은이 취급받는줄 알고 그렇게 무서워했다. 40대 되어서도 아직 초반이다, 중반이다, 만나이로 중반이다라고 위안하면서 덜 늙은 채를 한다.


 근대 나이 앞자리가 5자로 바뀌는 것은 진짜 다른 느낌이다. 반백년의 절반을 관통하고, 인생을 전후로 나눈다면 완연히 후반기로 접어드는 그 상징성으로 차원이 다른 불안감을 나타내는 숫자같다.(더 나이드신 분께는 죄송 ㅠㅠ)


조기퇴직전까지는 나도 유독 나이드는 것을 무서워했다.


그러나 조기퇴직하고 나서는 거짓말처럼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해로 104세인 철학자 김형석 교수님의 '100세를 살아보니'란 에세이를 읽으니, 60대가 인생의 가장 전성기였다는 말에서 받은 자신감도 약간 보태진것 같다.



50대...기다리고 있다...



지금 나는 조기퇴직후 48세(바뀐 나이)로 되어 50을 코앞에 두고 있다.


50대가 되니 기쁘다는 표현은 다소 오버스러울것 같고, 대신 50대를 반갑게 기다리고 있다는 말은 자신있게 할수 있을것 같다.


 왜냐하면 내 인생에서 50대가 가장 찬란하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껏 내가 어찌 살아왔는가?


사회가 바라는 대로, 부모님이 바라는 대로, 한 가정의 가장으로써의 역할대로만 수동적으로 살다보니 나의 정체성을 잃고, 내가 바라는 대로 산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어려웠다.


그렇게 47세까지 살아왔지만, 조기퇴직후에는 다르다.


지금까지 수동적으로 살아왔던 인생 전반기의 삶을 마무리하고, 47세 조기퇴직하여 2-3년 인생 하프타임을 거친후 드디어 50대에는 내가 주도하는 새로운 인생 후반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제부터는 내가 모든 것을 계획하고 실행한다. 오로지 내 머리속에서 나온 아이디어로 판단하여 행동하고, 그 결과는 내가 책임지면 그뿐이다.


 다가올 50대에 하고 싶은 가슴떨리는 계획들이 있고, 도전정신 또한 충만하다.


내 입맛대로 인생의 밥상을 차리고 먹고 싶은 것들만 편식할 예정이다. 거기다 어느정도 인생의 경험까지 갖추었기에 50대부터는 이제 인생의 완연한 성숙기로 접어 들면서 삶의 풍미가 더 색다를 것이란 기대가 든다.


  물론 계획과 도전 중에 필연적으로 좌절이 따라 오겠지만, 도전하다가 실패하거나 쓰러지는 것은 두렵지 않다. 몸이 안좋거나, 통제할수 없는 일이 생겨 도전을 못하게 되는 상황이 유일하게 우려될뿐이다.


이런 계획들은 그 실행 여부와는 별개로 계획을 세우고 상상하는 그 자체로 무한 긍정에너지가 샘솟음쳐서 정신적 행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가져온다.


 그래서 나이 50을 맞이하는 내 심정은 이렇다.


 "50대야 어서 온나!!! 내가 멋지게. 한번 살아줄게"


사회가보는 일반적인 50대의 모습들이지만 내 생각은 완전히 다르다.^^



청춘!!!  그 까이꺼 뭐 별거 있나...



 내 지난 청춘을 돌이켜 보면 '가난'이라는 달갑지 않은 굴레로 점철되어져 있다.


특히 10,20대 때는 이 가난이라는 굴레가 차지하는 비중이 꽤나 컷다. 대학교때는 친구들끼리 서로 슬램가 출신이라고 돈없다고 장난쳤는데, 내가 슬램가 출신의 대표 정도 되었다.


물론 이 가난이라는 굴레를 벗어나서 청춘때도 충분히 더 즐겁고 액티브하게 살 수 있었지만, 그때는 너무나 어렸기에 뭘 몰랐던것 같다. 3,40대때는 또 직장이라는 굴레에서 어떻게 세월 흘러가는지도 모르고 철저히 회사 중심으로 살아왔다. 이러다 보니 지난 날 그렇게 행복했던 기억이 별로 없다.


 생각해보면 청춘이라는 것이 말만 들어도 싱싱한 그 나이 자체가 부럽고, 아련한 향수가 떠올라서 그립긴 하지만, 사실 뭐 별거 없는것 같다. 돈이 없어서 못하고, 공부한다고 시간 없어서 못하고 등등 뭐하나 제대로 하고 싶은거 뜻대로 해보지도 못했다. 적어도 나한테는 나이만 청춘이었던 안타까운 시절이었다.


그래서 나는 오히려 지난 청춘으로 돌아가서 다시한번 살아볼래? 아니면 미지의 50대가 기다리는 지금을 선택할래?라고 하면 후자를 선택할것 같다.



도전에 기회가 있다.



  최근에 은퇴 1년차 목표였던 15가지 정도의 알바를 모두 끝내고, 또 다른 삶에 도전해보고 있다.


 와중에 여유시간 또한 많아서 사람만나는 일도 많아졌다. 주식하는 형님 만나서 주식토론하고, 나같이 직장 그만두고 떡집 사장이 된 전직 동료 만나 그들의 삶도 들여다 보기도 한다. 또한 예전 어릴때 추억이 있는 동네 친구, 형님들도 애써 찾아서 만나기도한다. 거의 발굴 수준으로 몇 단계 연락을 거치다 보면 못만날 인연이 없다. 옛날에 대한 감성이 꽤나 강한편이어서 옛 인연 만나기를 즐긴다. 일도 해보지 않았던 일을 하는 것처럼 사람 역시 만나지 못했던 사람을 만나면 더 큰 에너지를 얻는다.


  최근 이사짐 알바한 썰을 좀 풀어보겠다. 아침 7시에 큰 사무실 이사하는거 보조로 갔는데, 9시간 동안 일하면서 진짜 차원이 다른 힘듬을 경험했다. 노가다할때는 시멘트포대 나르는 곰방도 하고 해서 뭐 이사짐 나르는 것도 해볼만하지 않나했는데, 내 체력의 한계를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이사짐 특징이 쉬는 시간이 없었다.정말 단 2,3분 쉴시간도 없었다. 마칠쯔음 체력과 정신력이 둘다 탈탈 털려서 방전이 되었다. 역시 나이가 있으니 너무 힘든 육체적 일은 무리다 하는 결론을 내렸다.


 참고로 알바를 어찌 그리 잘 구하냐고 물어보시는 분이 있는데, 나 역시 결코 구하기가 쉽지 않다. 나이라는 제약도 크고, 특별한 기술도 없기에 하고 싶은 알바가 있어도 맘대로 못하는 현실이다.알바천국, 알바몬, 사람인, 잡코리아, 당근마켓 등등 누구나 다 아는 구직사이트에 계속 문을 두드릴 뿐이다. 젊었을때 직장 구하는 그것과 다르지 않다. 여러군데 이력서 쓰고, 지원하는 번거로움을 감당해야한다. 간단한 알바라도 쉽게 구해지지가 않음을 사전에 참고하셨으면 한다.


"인생의 가장 큰 위험은 아무것도 도전하지 않는 것이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제 2의 생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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