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백혈병 환자가 되었다.

프롤로그

by 도로시의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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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입니다. 검사 결과지 보니 급성백혈병이 확실한데 어떤 타입의 백혈병인지는 지금 당장 입원해서 골수검사를 해야 알 수 있습니다.”


2021년 10월 15일. 오전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 대학병원 종양혈액내과 진료실에 들어가 담당 교수님으로부터 들은 말이었다. 그렇게 나는 백혈병 환자가 되었다.


‘평소에 건강했다.’는 말은 하지 못하겠다. 건강한 사람의 체력을 100이라는 숫자로 표현하자면 난 늘 70 정도의 체력으로 살아갔다. 저혈압, 약간의 빈혈, 비염 그리고 잦은 편두통이 있었지만 크게 다치거나 아파서 입원한 적은 없었다. 그래서였을까 여러 전조증상이 있었어도 ‘이러다 괜찮아지겠지.’ 생각했다.


백혈병. 혈액암 중 하나. 요새는 신약도 많이 나오고 기술도 좋아져서 생존율도 높아졌다고 하지만 나에게는 백혈병은 그런병이 아니었다. 2010년 가을에서 겨울사이 스무살이었던 사촌동생이 백혈병으로 진단을 받았다. 그 해 추석에 만나 시덥지도 않은 이야기를 하며 깔깔거리며 웃다가 시험이 끝나거든 맛있는걸 사주겠다고 약속한지 두 달도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도 사촌동생은 병원밥이 맛이 없다, 맛있는게 먹고싶다 했고 나는 동생에게 치료 마치고 나오면 사줄테니 빨리 나오라고 했다. 나올수 있을거라 의심하지 않았다. 그 약속이 무색하게도 그 다음해 여름 사촌동생은 아픔도 슬픔도 고통도 없는 곳으로 떠났다. 따라서 나에게 ‘백혈병’이란 ‘죽음’을 연상시키는 병이였다. 그런데 그 병을 내가 걸렸다.죽을까봐 겁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