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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명이와 지덕이 May 19. 2024

처가살이 경험기 (7)

자식은 부모를 닮는다

결혼한다는 것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남녀가 만나 새로운 가정을 이루며 살아가는 것이다. 수십 년 동안 다른 가정환경에서 생활한 남자와 여자는 습관과 사고방식이 많이 다를 수밖에 없다. 형제간에도 자라면서 서로 다른 부분들을 발견하곤 하는데 남남이 만나 같이 사경우 얼마나 많이 다른 점들을 느낄 수 있을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내가 40대 초반 나이까지 총각 생활을 해서인지 총각 때에는 나의 주관심사가 어떻게 하면 마음에 드는 배우자를 만날 수 있을까였다.


'아직 배우자도 만나지 못했는데 결혼 후에 어떻게 배우자와 생활할지를 미리 생각해서 뭐 해?'


이렇게 결혼 후의 생활에 대해서는 결혼이 결정되면 아내가 될 여자와 함께 생각해 보려 했다. 그래서 결혼 후의 가정생활에 대해 구체적으로 계획하지 않았고 마음이 잘 맞는 배우자랑 결혼하기만 하면 배우자와 협력하여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것은 나의 바람일 뿐 현실적인 결혼생활은 그렇지 않았다. 아내와 나는 수십 년간 다른 가정에서 살다가 수개월 교제하고 결혼해서인지 일상생활에서 마음이 맞지 않는 부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부부가 함께 살다 보니 서로 간의 비슷한 점들을 알게 되지만 다른 점들도 알게 된다. 이런 다른 점들 중에서 눈에 거슬리거나 못마땅한 점들이 생긴다. 이런 상황들을 처음 직면하게 된 것은 신혼 생활에서였다.


'이 여자는  맨날 옷을 꺼낸 후 옷장 문을 닫지 않을까?'

'이 남자는 맨날 입던 옷만 계속 입을까? 기는 깔끔하지도 않으면서 먹는 음식에 남의 묻히지 말라고 유난히 깔끔 지?'


이런 사소한 행동에 대해서 서로 간에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점들에 대해 서로 간에 이해도가 높아지기 시작한 것은 아내가 시댁 제사 때 시댁을 방문하면서, 내가 처가살이를 시작하면서부터였다.


나의 경우에 처가살이를 하게 되면서 처가식구들의 생활습관을 매일 접하게 되었다. 처가살이는 아내의 생각과 행동을 이해하는데 상당 부분 도움이 되었다. 아내는 장모님과 생활습관이 비슷한 면이 많았다. 아내도 내가 우리 부모님의 생활습관을 많이 닮았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내가 수십 년 동안 부모님의 언행을 보고 자랐기 때문일 것이다.


총각시절에 우리 부모님은 나를 결혼시키고자 중매를 서는 분한테 항상 상대편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 물어봤다. 이런 부모님의 행동은 내가 처가살이를 통해 '자식은 부모를 닮는다'라는 사실을 느끼게 되니 공감이 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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