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연재] < 불편한 진실 > 유정 이숙한
현우란 이름만 들어도 눈물이 나는 하연이다.
현우와 헤어져야 한다고 정해놓고 핑계를 찾고 있는
하연은 작은 바람에도 이리저리 흔들린다.
찻잔 속 고요처럼 멈춰있는 듯 하지만 미세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현우는 하연의 마음이 오락가락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아내가 있는 남자는 졸혼을 했어도 자식이 있으니
헤어질 수 불가분의 관계라는 이유를 달았다.
가정에 충실하고 자식들에게 잘하라며 이별을 통보한 하연이다.
현우의 마음은 허탈하고 구름 위에 떠 있는 미세한
생물체처럼 공허하기 짝이 없었다.
하연과 같이 만든 인터넷 카페도 지웠다.
지우면 지울수록 선명하게 흉터처럼 가슴에 남아있는 하연이다.
두 유령은 마음의 소리를 공유한다.
윤리적인 틀에서 벗어날 수 없지만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것이 사랑이던가, 억지로 찢어져야 하는
운명이던가, 현우가 죽을 거 같아 쓴 말을 뱉었다.
- 도대체 나한테 왜 그러는 거야, 내가 죽을죄를
지었나, 내가 살 수가 없다. 안 되겠다. 내 여자를
빼앗아 와야겠어. 몇십 년 만에 찾은 귀한 보물인데
다른 놈에게 빼앗길 수 없어.
현우는 간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반반 섞어
떡갈비를 만든다. 손은 기계처럼 움직이나 마음과
몸이 타인이 되어 따로국밥처럼 놀고 있다.
특유의 향기를 품은 재료들을 넣었다.
손놀림은 유연한데 마음은 천길 낭떠러지에 있다.
하연의 말에도 일리가 있으나 붙잡아 둘 명목이 없다.
철이 난 자식들이 있는데 이혼할 수 없는 일이고 답이 없었다.
‘신은 나에게 아픔을 주는가? 20년 전에 그녀를 내게 보내줬어야지…’
현우는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반반 섞어 양념한
함박스테이크 재료를 양손으로 주고받으며 치대더니
둥그렇게 만들어 접시에 담는다.
하연과 함께 무 피클을 만들 때 행복했다.
도대체 그깟 돈이 뭐라고?
내 여자에게 돈을 많이 벌어 예쁜 옷과 귀한 보석도
사주고 싶어 잠시 헤어진 건데..
하연은 현우를 잊었단 말인가, 현우의 전화를 차단했다.
현우는 구운 떡갈비를 손님 테이블에 가져다준다.
잠시 밖에 나가 바람을 쏘이고 안으로 들어왔는데
하연이 싱크대에 서서 설거지를 하고 있다.
현우의 눈에 지워지지 않는 환영 같은 하연이다.
현우는 오랜 시간 주방 일을 하다 보니 손톱 끝이
갈라지고 관절염으로 손가락을 움직이기 힘들었다.
그런 현우가 마음이 아픈 하연이었다.
현우가 잠시 밖으로 바람을 쏘이고 들어왔다.
하연이 싱크대에서 접시에 남은 찌꺼기를 애벌 닦아
식기 세척기에 넣어 돌리더니 세척해 나온 접시를
종이 타월로 닦아 제자리에 얹고 있다.
현우의 눈에 하연의 환영이 보인다.
가슴이 찢어지는 것처럼 아픈 통증이 몰려온다.
위궤양을 앓을 때 참지 못할 통증처럼 너무 아프고 시리다.
현우가 잠시 밖으로 나가 바람을 쏘이고 들어왔는데
하연이 싱크대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다.
그의 눈에 지워지지 않는 환영 같은 하연!
환상처럼 떠오른다. 미칠 듯 보고픔에 온몸이 떨린다.
하연과 함께 양식당을 열었던 2년 여 세월이 꿈만 같았다.
현우는 오랜 세월 주방 일을 하다 보니 손톱 끝이
갈라지고 관절염이 심해 손가락을 움직이지 못한다.
그런 현우가 가슴이 아픈 하연은 설거지를 했다.
현우 몰래 설거지하다 들켜 핀잔을 듣곤 했었다.
하연이 싱크대에서 접시에 남은 찌꺼기를 애벌 닦아
식기 세척기에 넣어 돌리더니 세척해 나온 접시를
종이 타월로 닦아 제자리에 얹고 있다.
그는 쉬는 시간에 구석에 앉아 깜박 졸다가 꿈에서
깨고 나니 허망하기 짝이 없었다.
대낮에 이 무슨 고통이란 말인가, 꿈이 아니고
현실이었으면 행복했을 현우다.
'신은 나에게 이런 고통을 준단 말인가, 고통을 주려거든
차라리 알지 못했던 사이로 내버려 두지, 어째서 한데 묶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