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결) 불사조였다

[단편소설 연재] < 불편한 진실(완결) >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현우는 예쁜 사랑을 꿈꾸고 그 사랑을 키우는

한 마리 불사조였다.

그녀는 운명 같은 사랑을 했고 이별을 준비했다.

그와 동업 관계도 끝난 지 오래되었으니

한 치 부담이 없는 그녀다.

현우가 떠나고 마음이 편했던 건 아니다.

2개월이란 시간이 견디기 힘들어 카톡 창은 열어두었다.


그를 영원히 잊어야 한다고 모범답안을 정해놓고

몸과 마음이 피 터지게 그녀 안에서 싸웠다.

잊으려고 하면 할수록 그리움이 눈덩이처럼 커졌다.


넓은 집에 혼자 있으면 적막하고 적적하다.

말을 섞으며 나눌 친구가 필요하지만

아내가 있는 사람을 사랑하는 건 불편한 진실이다.

처음부터 시작하지 말아야 할 사랑이었다.


현우는 아내와 이혼하고 그녀에게 돌아온다고 했다.

하연은 그가 그럴 용기가 없는 사람이라고 단언했다.

현우는 하연은 사랑하면 거짓 언어도 가능한가?


그의 아내는 현우가 사업파트너들과 서류상 엮이자

이혼서류를 가져와 현우에게 도장 찍으라고 했다.

그나마 어렵게 움켜 준 재산을 엉뚱한 자에게

빼앗길까 봐 맘에 없는 말을 했다.


법원에서 이혼조정에 들어갔다.

한 달의 숙련 기간에 두 사람은 도중하차 했다.


하연은 현우가 그리워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방문을 열면 마주 보이는 방에 현우가 앉아있는

환영이 보인다. 반가워 달려가니 허깨비였고 허상이었다.


하연은 현우를 잊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힘든 일을 하니 몸이 고달프고 더 지친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몸 여기저기가 쑤시고 아프다.

두 시간 넘게 시체처럼 누워서 쉬어야 몸이 풀렸다.

그의 환영이 떠오르면 잊을 수 없어 몸부림쳤다.



3개월 후,

하연은 친구의 소개로 한 남자를 만났다.

마음속에 그려온 이상형이었고 표본 모델이었다.


그녀는 늦게 만난 인연에 감사하며

하루를 일 년으로 알고 산다.

어렵사리 찾은 반쪽

매력이 넘치는 젠틀맨의 사랑에 취해 있다.



< 에필로그 >

현우는 여전히 남의 말을 잘 믿는다.

귀가 얇아 누구에게 속은 건지 아님 스스로를

속인 건지. 치유되지 않는 병에 걸렸다.


하연과 헤어지니 타인처럼 느껴지는 아내다.

하연이 아내와 잘 지내라고 잔소리 세례를

퍼부으며 아내를 꼭 안아주라고 했다.


그는 아내가 있는 집은 감옥 같아 들어가기 싫다.

결국 그는 불치의 병인 집시 병에 걸렸다.

영하 15도가 넘은 추운 나라에서 빵을 굽고 있다.


지난번에도 돈을 많이 벌 거라는 말에 속더니

이번에도 스스로에게 속아 방황하고 있다.


아내가 아무리 말려도 '소귀에 경 읽기'다.

지난 세월 잃었던 돈과 사랑을 찾기 위해 방황한다.

잊었던 자존감을 찾기 위해 발버둥 친다.


사랑을 찾아 헤매다 불편한 진실을 마주했다.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을 사랑한 죄로 한 마리 사랑의 불사조가 되었다.


그의 사랑은 언제쯤 끝날까? 방랑벽인지, 사랑 벽인지

세월이 가면 아프고 벅찬 사랑이 희미해질까?

‘난 잘 될 거야, 잘 될 운명이야. 내 사랑은 영원히

내 가슴에 살아 있어’

라고 말하며 스스로에게 체면을 걸어 희망 고문으로 일관하는 그였다.


---끝 ---


** 그 동안 불편한 진실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연재를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유정 이숙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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