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날이 장날이다
6월과 7월에 생일이 있는 큰아들과 며느리의 생일 겸 가족 모임을 가졌다.
화성시 남양읍에 있는 청궁 염소탕 집 이번에 4번째 방문이다.
5월에 어버이날에 이곳에 와서 먹었는데 막내아들 내외나 큰아들 내외, 또 울님도 다들 맛있게 먹어서
이번에도 이곳으로 약속장소를 정했다.
25년 7월 20일 올해 초복이라서 그런지 12시 7분 전에 도착했는데 대기팀이 29팀이고 71번이다.
더운데 밖에 서 있고 시원한 그늘에서 기다리기도 하고 40분이나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밥 먹고 갈 카페로
먼저 가서 시원한 곳에서 팥빙수랑 냉커피, 시원한 캐머마일차 등을 마시며 그동안 지나온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차를 어느 정도 마셨을 때 40분이 지나고 차례가 되었다고 들어오라는 전화가 왔다.
남에게 양보하고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누었다.
눈꽃 팥빙수는 그냥 먹는 거라는데 나는 옛날 사람이라 옛날 방식으로 섞었더니 다들 놀란다.
울님도 아는데 나만 모르고 있다? 남들이 먹는 법을 보고 따라 하면 되는데 성격이 급해서이다.
눈꽃빙수는 그냥 떠먹어야 한다는데 한 접시를 혼합해 버렸더니 눈꽃이 눈물을 흘리며 울었다.
다들 아침도 대충 거르고 왔을 터인데 어서 가자고 재촉하고 갔더니 20분 넘게 기다려야 했다.
다른 식당으로 갈까 말까 말을 하고 있기에, 재촉 전화를 두세 번 했다. 드디어 길고 긴 기다림 끝에 차례가
되어 들어갔다. 염소전골 6인분을 주문했더니 생각보다 빨리 나왔다.
내가 자꾸 재촉하니 테이블을 덜 치웠는데 부른 거였다. 다들 맛있게 먹어서 기분이 좋았다.
다 먹고 볶음밥을 볶았는데 볶음밥이 신의 한 수였다. 다들 맛있게 먹었다.
막내 내외가 들고 온 케이크는 축하합니다 노래를 부를 수 없었다.
카페도 안된다고 하고 식당은 다들 번호표 뽑고 대기 중인데 그럴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막내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병가휴가를 내고 쉬고 있는데 든든하게 먹고 가서 맘이 놓인다.
막내며느리가 좋아하는 돌산갓김치 한 통과 열무김치를 어제 담갔는데 익으라고 상온에 두었다 들고 와서
건네주었다. 뜨거운 차 안에서 김치가 많이 시지 않았나 걱정이다.
어쨌거나 아이들 얼굴 보고 나니 반갑고 좋다. 올 초복은 내 생애 잊지 못할 거 같다.
내일은 잠복결핵검사한 거 결과 보러 간다. 잠복 결핵이 있으면 면역력이 약해지면 10% 발병률이
있는데 약을 먹고 있으니 발병 확률이 1%로 줄어든다고 하는데 어떻게 결과가 나올까,
몇 년 전 유체동산 경매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대법원까지 사건이 가서 종결되기 직전인데 원고가 피고인
내가 숨긴 재산이 없으니 괴롭혀서 돈을 받기 위해 우리 집에 있는 13년 된 냉장고와 다 썩어 덜덜 거리는
14년 된 세탁기, 맛이 간 9년 된 노트북, 14살 먹은 티브이에 경매 딱지를 집행관을 통해 우리 집에 붙이고 갔다.
그래서 그 사건이 종결되기 전까지 보류해 달라고 신청했으나 답이 없었다. 내 형편에 그 마저 없으면 당장 살기 어려웠으므로 판사님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그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보류해야 한다고 사정을 말씀드리며
내가 낸 집행정지 서류를 봐달라고 했더니 제목이 틀렸다고 하여 고치고 봐달라고 전화드렸으니 됐다고 했다.
그날이 금요일이었다. 경매 날짜는 다음 주 화요일이었다. 그래서 판사님께 내 사정을 잘 말씀드려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판사님이 월요일과 화요일이 휴가시라고 했다. 그래도 말씀이라도 드려달라고 부탁드렸다.
그 시간이 금요일 5시 40분이었다. 그래서 안 되려나 보다 하고 체념하고 있었다.
금요일 밤 10시 넘어서 법원 내 사건을 보았는데 밤 10시 5분에 판사님께서 내가 써낸 정지 사유를 인용해 주셨다. 그건 사람의 힘으로 되지 않는 신의 영역이었다. 그날 하나님이 정말로 살아계시구나 하는 체험을 했다. 그 후 그 사건이 종결되어 내가 일부 승소했지만 원고 승소로 끝이 나고 종결되었다. 난 파산면책을 받아 삼천팔백만 원이 넘는 금액을 면책받았다. 그전에 원고와 만나 중간에 서로 없는 일로 종결하자고 했으나 끝까지 받아내겠다고 고집을 부려서 원고는 변호사비와 비용만 날리고 손해를 봤다. 물론 우리 공장을 시세보다 1/4
가격으로 경매를 받았지만 심적 고통을 컸으리라. 변호사 수임료에서 이기면 성공사례비가 또 있다.
어떤 사건이던지 법으로 결론을 짓는 것보다 만나서 해결하는 편이 이롭다. 서로 내 입장을 내 세우다 보면
변호사 사무실만 돈을 벌고 원고나 피고 양쪽은 정신적으로 힘들다. 물론 나 같은 경우는 기초수급자이니
국선변호인을 수임해서 큰돈이 들지 않았지만. 시작하기 싫었는데 억지로 등 떠밀려서 시작했다. 그 바람에
4년이나 그 일에 매달리고 신경 쓰느라 너무 힘들고 지쳤다. 그건 내 의지가 아니었지만...
내일도 하나님께서 몇 년 전 내게 역사하신 것처럼 역사하시리라 믿는다. 의로우신 하나님은 나에게 일용할 양식과 쉼을 주신다. 불청객인 잠복결핵이 사라졌기를 간절히 기도드리며 오늘 하루를 조용히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