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스텔라 Nov 01. 2024

고양이랑 자동차 여행

Alles wird besser!

정말 고양이에게도, 나에게도, 운전하는 사람에게도 힘든 자동차 여행이었다.

불안한 눈빛

정지된 차 안에서 편안하게 누워있기도 잘하는 슈무지(고양이).

새로운 공간을 씩씩하게 탐험하기를 좋아하는 아이여서 여행도 좋아할 것이라 쉽게 생각했던 것이 실수였다. (슈무지는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서 자주 보는 그런 특별한 고양이가 아니라는 것이 확실해졌다!)


자동차가 움직이자마자 슈무지는 심장이 빨라지며 불안해했는데, 지나다니는 자동차를 무서워하는 녀석이니 고속도로에서 쌩쌩 달리는 차들을 보며 두려움을 느꼈을 것이다.


개구호흡을 시작하고 어쩔 줄 몰라하는 슈무지를 보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두려움에 떨고 있는 슈무지를 마음껏 안을 수 있음에 행복하긴 했는데, 나는 정말 이기적인 나쁜 집사다..

두려움에 떨고 있는 슈무지..

비록 교통은 살짝 불편하지만 큰~집에 큰 정원이 있는 숙소를 정했다. 슈무지와 뛰어놓을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숙소에 도착했지만, 생각보다 너무 낡아서 내 마음은 주식처럼 급락했다. 집에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졌다. 하지만 다시 돌아가려면 6시간을 꼬박 운전해야 하는데… 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흑흑


그런데!


내 마음과는 달리 여기저기 냄새를 킁킁 대며 돌아다니는 고양이 녀석. 얼굴을 비비적 거리며 영역표시를 하는 녀석은 차 시동 소리만 없으면 참 대담해 보인다!


그러나 영역 동물인 고양이에게 이 새로운 곳이 두려운 장소라는 것은 분명하다.

내 인간적인 마음으로 인해 슈무지를 힘들게 하는 것 같아 죄책감이 밀려왔고, ‘집에 가고 싶다’라는 생각과 함께 정말 눈물 나오기 직전이었다.


하지만 그런 내 마음은 따뜻한 햇살과 함께 사라졌는데,

풀 냄새를 맡고, 내 옆에 벌러덩 누워서 햇살을 즐기는 슈무지를 보니 말도 안 되게 행복해졌다. 모든 걱정과 근심이 한순간에 싹 사라지는 이 마법 같은 순간!

이 고양이 녀석은 분명 하느님이 내게 주신 선물이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인들이 자주 하는 말이 떠올랐다.

모든 것은 잘 될 것이다.


비록 힘든 여정이었지만, 결국 이 순간도 지나갈 것이고, 슈무지와의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라 믿는다.


이 정도면 다음번에도 함께 여행을 해도 좋겠다!

하지만 다음에는 울퉁불퉁 좁은 도로의 이태리가 아닌 한적한 스위스에서…

Cinque Terre (친퀘테레)
Santa Margherita Ligure (산타 마르게리타)


Alles wird besser!
(모든 것은 잘 될 것이다.)


돌아오는 길은 모두 편안하게 잘 왔다..!!!

슈무지 인스타그램에서 동영상도 보실 수 있답니다!

@iamschmusi​​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