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 weiß nie, was passiert.
집 앞 5분 거리에 방문할 때마다 기분 좋게 외식하고 오는 베트남 식당이 있다.
자주는 아니지만 한 달에 한 번은 꼭 가는데, 그 사장 부부는 갈 때마다 밝은 미소로 반겨준다.
아마 아시아인이 없는 동네에서 꾸준히 방문하니 그들도 내적으로 친밀감을 느끼는 듯하다.
주문하는 메뉴는 늘 월남쌈, 쌀국수 그리고 팟타이. 정말 맛있다! 집에서도 해 보려 했지만, 도저히 똑같은 맛을 낼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파트타임 알바생 구함'이라는 글을 보게 됐다. '엇! 내가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마음을 접었다.
며칠 전, "베트남 음식 먹으러 가자!" 해서 다시 찾은 식당. 역시나 너무 맛있었다.
그런데 '알바생 구함'이라는 글은 여전히 붙어 있었다. 계산을 하면서 사장 부부에게 "알바생 구했어?"라고 물었더니, 아직 못 구했다고 한다.
"나 하고 싶어!"라고 했더니, "네가??"라며 놀라면서도, 알바생 구하기가 어려웠는지 나에게 당장 나와 보라고 했다. 고맙다고 연신 말하며 웃었다.
'드디어 베트남 음식을 배워보겠구나'라는 설레는 마음도 잠시, 갑자기 세금 걱정이 밀려왔다.
나는 이미 풀타임으로 일하고 있으니 부업으로 일할 경우 세금이 60%나 떼어진다.
원래 교사 월급에서 세금 45%를 떼는데, 부수입에는 6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니..
차라리 냄비 들고 가서 쌀국수로 일당 받는 게 더 낫겠다! (부들부들..)
하지만 늘 방법은 있는 법!
미니잡으로 538유로(약 80만 원)까지 벌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다행히 돈이 필요해서 알바를 하겠다고 하는 게 아니니, 이 정도만 일해도 재밌을 것이라 생각했다.
'쌀국수 하는 방법 배워야지 히히'라는 들뜸과 설렘도 잠시, 알게 된 사실이 있다.
나는 교사인지라 겸직이 불가능하다는 것...
정~~~~말 원하면 학교장과 이야기를 하고, 학교 사무실에 서류를 제출한 뒤에, 구청과 외국인청에 연락을 해서 신청을 하고 서류를 작정하면 된다는데.. 너무 복잡하다. 굳이 이렇게 해서 일을 해야 하나 싶지만, 몸이 근질근질하여 일을 하고 싶다. 하하, 내 신세 내가 볶는 중이다.
사장 부부에게 "내가 일 도와줄게. 월남쌈이랑 쌀국수나 만들어줘!"라고 했더니, 낄낄거리면서 알겠다고 한다. 테스트 개념으로 일주일 정도 일을 도와줬는데, 생각보다 내가 일하는 것이 마음에 들었는지 계속 나와서 도와줄 수 없겠냐고 물어본다. 후후.. 역시 알바짬바 무시 못하나 보다!
계약서도 썼는데 나만 괜찮다면 unbefristet (무기한)으로 자기네와 계약하자 그래서 오케이 했다. 난 이렇게 무기한 두 개의 무기한 '평생 직업'을 갖게 된 것이다. 하하..
그리하여 나는 학교에서 확인서류와 허가서를 받았으며, 비자청에 제출했고 투잡 허가서를 기다리고 있다.
내가 투잡을 하겠다고 했을 때, 눈이 똥그래지던 학교 사람들을 잊지 못하겠다. 그들은 “다른 선생들은 본인 일하는데도 지쳐 떨어지는데, 또 다른 부업을 하겠다고?”, 어디서 힘이 그렇게 나냐?" 라고 물어본다. 하하!
이제 베트남 음식의 달인이 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혹시... 언젠가는 '한국인이 만드는 베트남 식당'이 생길지 모르겠다.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다! 암!
Man weiß nie, was passiert.
사람일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