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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브리 Nov 24. 2024

아날로그 감성 가득, 펜팔을 시작하다

우정 사이 오고 가는 편지

플로리다에 사는 친구​와 함께 펜팔을 시작했다. 매달 1일 편지를 주고받는다. 조금 바보 같은 게, 한 명이 편지를 시작하고 번갈아가며 썼어야 하는데, 동시에 둘 다 편지를 보낸 바람에 아직까지 동시에 편지를 주고받고 있다. 어딘가 살짝 모자란 게 참 우리 같은 상황이다.


둘 다 연락을 잘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오히려 편지를 쓰며 안부를 더 자주 물어보게 된다. 문자로는 간단하게 생사여부만 확인해도 편지를 통해 미주알고주알 전해 들을 수 있으니 좋다. 보통 같으면 한참을 시답잖은 이야기로 분위기를 푼 뒤에나 전할 수 있는 마음속 깊은 고충이나 고민거리도 편지로는 자연스럽게 써 내려간다. 남편과 연애 시절 매일 같이 주고받았던 쪽지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된 펜팔은 처음인데, 마음속 소중한 구석을 내어주는 기분이다. 주어담지 못할 만큼 빠르게 쓰는 글이 아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글은 왠지 더 와닿는다. 서로를 생각하며 쓴 글이라 그런가. 물리적인 거리만큼 마음의 거리는 더 가까워진다.


소소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친구가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언젠가 호호 할머니 되어 서로 마주 앉아서 옛날이야기꽃을 피울 날이 오겠지.


친구가 보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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