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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브리 Nov 17. 2024

다시 뜨개질거리를 찾다

따듯한 온기를 나누어 드립니다

일 년 전쯤 코바늘 뜨개질을 잠깐 시작했었다. 당시 담요를 반가량 만들고 손을 놨었는데 어느새 일 년이 훌쩍 지나있었다. 마무리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일 년이나 손을 놓고 있어서 적응기간이 필요하려나 걱정했는데, 아직 손이 기억하고 있었다! 분명 전에는 오래 걸렸었던 것 같은데 하루 만에 담요 나머지 반을 완성했다. 하루 걸릴 걸 일 년을 미뤘다니 어이가 없지만 드디어, 담요가 끝이 났다! 남편이 무지 좋아했다. 자기 담요 (언제부턴가 남편 것이 되어있었다) 언제 다 만드냐며 한 번씩 채근했었는데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더 뿌듯했다. 안 그래도 원래 계획은 작게 만들어서 끝내고 싶었지만 남편 사이즈에 맞추어 배로 늘린 것이었다.

나를 넉넉히 덮는 담요 크기.


담요를 끝내니 뜨개질 뽐뿌가 와서 조그만 가방도 뚝딱 만들었다. 가장 끈을 연결하기 전에는 별로 안 예뻐서 살짝 후회했는데 막상 끈을 연결하고 나니까 괜찮아 보였다. 다행이다. Farmer’s market 같은 곳에 들고 가기 좋을 것 같은 비주얼이다. 실이 예뻐서 느낌이 더 산 것 같다. 이번에 구매한 실을 다 쓰고 나면 다시 쓰던 실과 같은 계열로 돌아가야겠다.

색이 예쁜 실이 한 몫한 가방.


쓸모는 없지만 귀여운 곰인형도 만들어봤다. 만드는 방법 자체는 간단한데 처음 만드는 인형이라 실수를 남발해 모양이 들쑥날쑥하지만 나름 귀엽다. 그래도 다음번 만들 때는 훨씬 능숙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눈이랑 코도 달았다.

나의 작은 곰인형.


가장 최근에 만든 건 모자! 가을이 지나 겨울이 성큼 다가와 하나 만들어두고 싶었다. 넉넉하게 쓸만한 모자를 원해서 조금 크게 만들었다.

갈색 계열에 넉넉한 크기의 모자.


가방이나 옷가지 등, 큰 프로젝트도 뜨개질하기 좋지만, 작게나마 선물하기에도 유용하기에 고민하다 차받침도 여러 개 만들기로 했다. 이번 겨울 한국에 들어갈 예정이라 가족과 가까운 지인들에게 나누어주면 좋을 것 같았다. 무념무상, 영화나 넷플릭스를 보며 꾸준히 만들다 보니 어느덧 40개가량 쌓였다. 두 개씩 묶어서 나눠 드릴 계획이다. 아무래도 뜨개질의 가장 큰 장점은 따듯함 그 자체를 선물할 수 있다는 것, 같다.

여러가지 색과 모양의 차받침!


요새 겨울이 유난히 추운 듯한데, 마음을 조금이나마 녹일 수 있는 선물이 될 수 있다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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