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브리 Oct 27. 2024

DIY 화장실 벽타일 시공

시원한 봄비를 담은 타일

인터넷을 보다가 우연히 발견한 화장실 타일에 꽂혔다. 이거다, 싶었다. 머릿속으로 꼼꼼히 구상을 했다. 이 타일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았다. 푸른 정사각형에 깔끔하지만 너무 흔하지는 않은 타일. 색 이름도 “Rain”인 게 완벽했다.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도 있었지만, 직접 색을 확인해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마침 달라스​에서 팔길래 여행 가는 길에 들르기로 했다. 마트에 들어서니 각양각색의 타일들이 끝없이 진열되어 있었다. 한참을 돌아보다가 겨우 겨우 내가 찜해 둔 타일을 발견했다. 개수를 딱 맞춰 살지 넉넉히 살지 고민하다가 처음이라 실수할지도 모르니 넉넉하게 두 박스를 짊어지고 나왔다. (매우 매우 잘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온 뒤 한 달이 다 되도록 타일은 방치 됐다. 원래 행동력 대장인데도 처음 해보는 타일 시공은 쉽게 엄두가 안 났다. 그러다 어느 날, 마음을 굳게 먹고 상자를 열었다.


아무래도 처음이라 초반에는 시멘트를 바르는데도 오래 걸리고 타일을 붙이는 것도 오래 걸렸는데 그래도 갈수록 속도가 붙었다. 장장 여섯 시간가량을 타일만 붙인 것 같다. 사실 붙이는 것 자체는 시간이 오래 걸리진 않았는데, 타일을 크기에 맞추어 자르는 게 문제였다. 제일 싼 싸구려 타일 커터를 쓰다 보니 힘도 들고, 손도 많이 갔다. 심지어 제대로 잘라지지도 않아서 타일이 꽤 깨졌다. 넉넉히 구매한 타일이 여기서 빛을 발했다. 물론, 커터를 사느라 몇백 불 내지 않고 30불만으로 처리했으니 후회는 없다. 깨진 타일 이외에도 중간에 시멘트가 다 떨어져 한밤중에 마트에 다시 다녀오는 불상사가 일어나긴 했지만, 온갖 노력 끝에 나름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


이틀 동안 시멘트를 말린 뒤 줄눈을 채우고 실리콘으로 마감까지 했다. (사실 실리콘으로 다시 마감을 해야 하긴 하지만.) 살짝 걱정했는데 그럴싸한 모양새가 되었다.


이제 손님용 화장실을 손 볼 차례인가.

화장실 타일 시공 완성샷!


이전 11화 고속도로 한복판 갑자기 멈춘 자동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