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ck or Treat “을 떼창하는 아이들
지금 집으로 이사 오고 나서 처음 맞는 핼러윈이다. 주택가라 아이들이 돌아다일 것 같아서 미리 준비를 해뒀다. 마트에서 큰 사탕 봉지와 사탕을 담을 Jack-o-lantern 모양의 통을 샀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돌아오는 시각인 오후 세시 즈음 일찌감치 준비를 마쳤다. 사탕과 장난감도 통에 가득 담아놓고 어제 그려둔 표지판도 문 앞에 붙여두었다. 해가 저물기 시작할 때, 환영한다는 의미의 현관 불도 켜두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문을 열자 아이들이 올망졸망 모여있었다. 다양한 코스튬을 입은 아이들은 엄청나게 귀여웠다. 스파이더맨부터 수녀까지, 여러 동네 아이들을 마주칠 수 있었다.
분명 나도 고양이 분장을 하고 거리를 나서던 때가 있었는데, 벌써 20년이 조금 안 되는 시간이 지나버렸다. 이제는 사탕을 받는 게 아니라 주는 입장이 되었다. 그러나 자연스러운 현상인지, 어차피 달달한 사탕이 더 이상 입에 맞지 않기에 사탕을 주는 기분도 썩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