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수학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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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 연산을 못해도 쉽게 극복하는 아이들(수학 칼럼)

독서의 중요성

by 믿음과 상상 Jun 15. 2023


초등이 아닌 중등에서 연산을 못하는 아이들은 공통적으로 언어능력이 떨어진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연산 교재를 사용해야 합니다. 연산교재를 통해서 문자와 식으로 표현이 된 추상적인 연산을 머릿속에 강제적으로 집어넣어주는 것이죠.


이 과정이 끝난 후, 아무 문제없었다는 듯이 수학을 잘하고 심화교재까지 거침없이 푸는 아이가 있고 그렇지 못한 아이가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는 초등부터 수학을 잘했던 아이입니다. 이런 아이들은 초등부터 수학을 잘했지만, 언어 능력이 부족하여 새로운 규칙과 용어들이 쏟아지면 정신을 못 차립니다. 제 경험상 중1-1, 중2-1, 중2-2, 중3-1 등에서 힘들어합니다. 중2-2의 경우 대수 파트는 아닌데, 도형 부분에서 이해와 암기를 해야 할 정리가 많이 쏟아집니다. 언어 능력이 약하면 이런 부분을 쉽게 머릿속에 저장하지 못합니다. 그런 경우는 아이들이 머릿속에 집어넣을 시간을 줘야 합니다. 혹은 연산 교재와 같이 강제적으로 머릿속에 집어넣게 해도 되고요. 그 시기만 넘어가면 수학을 잘했던 아이들은 다시 본연의 실력으로 되돌아옵니다.


간혹 언어능력이 높으나, 중1-1 과정을 어려워하고 오답이 많은 아이도 있습니다. 이 경우는 아이가 이해와 암기할 시간보다 진도가 빨라, 아이가 새로운 연산의 약속들이 체화되기도 전에 진도를 나가는 경우에 해당이 됩니다. 언어 능력이 높은 아이가 못 따라갈 정도의 진도에서는 미리 연산 학습으로 선행을 한 아이들만 교과 수업을 따라갑니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대부분의 강의식 대형 학원들은, 언어 능력이 높은 아이도 못 따라갈 정도로 진도를 빨리 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중1-1 같은 경우는 평소 수학을 못 했던 아이들은 어쩔 수 없지만, 수학을 잘했거나 언어 능력이 높은데도 힘들어하는 경우는 면밀히 관찰하여 적절한 조치를 해줘야 합니다. 이 시기는 아이가 자신감을 잃고 수학을 포기하게 만들 수도 있는 첫 관문입니다.


제가 가르친 학생 중에 A라는 학생은 대형 학원에서 중1 과정을 배우다가 못 따라가고 저희 학원에 온 학생입니다. 언어 능력이 또래보다 2년이나 높아서 의아해했습니다. 아이가 푼 교재를 보니, 여러 권의 문제집이 오답도 제대로 안 되고, 듬성듬성 풀려 있었습니다. 아이가 받아들이는 속도보다 진도가 빨리 나가 우수한 언어능력에도 수학에 자신감을 많이 잃은 상태였습니다. 아이의 속도에 맞춰서 빈틈없이 교재들을 메꾸고 오답작업을 시키고, 복습을 철저히 했습니다. 중1-1 연산이 안정화되자 아이는 특유의 언어 능력으로 새로운 개념을 잘 이해해 나갔습니다. 심화 교재도 중등은 일품까지 시켰고요. 수학에 자신감을 가진 아이는 현재 중2인데 고등수학(하)을 선행하며, 고등 수학(상)은 기본 정석으로 복습하고 있습니다. 중2-1은 일품까지 마무리하고, 난이도를 한 단계 높여서 "블랙라벨"을 시킬 예정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자신감을 잃고 수학의 기초를 놓칠 수 있었던 학생인데, 아이 호흡에 맞춰서 기초를 잘 잡아주고 언어능력이 높으니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그만큼 독서를 통한 언어능력의 형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B라는 학생은 초등시절 최상위까지 풀며 수학을 잘했던 학생인데, 반대로 언어능력이 2년 느린 학생이었습니다. 중1-1 과정을 나갈 때 우려했던 데로 정신을 못 차렸고, 연산교재를 끝내고 기본서를 하는데도 힘겨워했습니다. 그 과정까지 마무리하고 아이는 쎈과 일품까지 빠른 속도로 마무리했습니다.


이렇듯 중1-1 과정은 아이들에게 중요한 과정입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수학에 자신감을 잃고 수포의 길로 갈 수도 있는 갈림길입니다. 이 과정은 아이의 속도에 맞춰서 차근차근 잘 진행해 주고, 특히 독서를 통한 언어 능력이 많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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