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에도

나를 찾는 일

by 지훈

퇴근 후에도 나를 찾는 일


‘무엇이 되고 싶은가’보다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에 더 집중하고 있다.


아침 일찍 출근해 같은 자리, 같은 화면 앞에 앉는다.

하는 일은 익숙하고, 버티는 법도 이제는 안다.

그래서 나를 잃지 않기 위해

‘하고 싶은 일’은 늘 퇴근 이후로 미뤄진다.




직장이라는 구조는 양면적이다.

생활을 지탱해 주는 동시에

내 시간을 계획하지 못하게 만든다.


나는 이곳에서 4년째 버티고 있다.

무심히 흘려보낸 시간도 있었지만,

쌓인 관계, 맡은 역할, 그리고 아주 작은 인정들이

이 자리에 나를 붙들었다.




한때는 다 내려놓고 다시 시작할 뻔했다.

소파일을 배웠고,

손끝으로 결과가 드러나는 일이 좋았다.


그러나 현실은 예상보다 까다로웠다.

시간도, 체력도, 수익도

내가 가진 일상과는 어긋나는 부분이 많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까지 쌓아온 걸 버린다’는 생각이

생각보다 더 무거웠다.




그래서 나는 방향을 바꾸었다.

아예 다른 길이 아니라,

내가 가진 걸 조금씩 덜어내고

내 방식으로 풀어낼 수 있는 길로.


그래서 미디어 쪽에 다시 집중하고 있다.

글을 쓰고, 영상을 구상하고,

조금씩 ‘내가 만든 나’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그리고 이번 감기로 열흘 가까이 글을 쉬면서,

이 방향이 정말 나에게 맞는지

조용히 고찰할 시간이 생겼다.


몸이 아플 때 마음도 따라 멈추게 된다.

그 안에서 나는 미디어라는 것이

단순한 표현 수단을 넘어

‘살아가는 방식’이 될 수 있다는 걸 다시 떠올렸다.


기록하고, 말하고, 다듬는 모든 과정이

내 삶을 붙잡아 주는 감각이라는 것.

그걸 놓지 않기로 했다.




사실 나는 아직도 모른다.

이 길이 어디로 갈지,

지금의 선택이 맞는지.


그런데도 계속 이어간다.

퇴근 후에도, 주말에도,

나는 나를 놓지 않으려 한다.


그리고 당신도

비슷한 이유로 밤늦게까지 무언가를 붙잡고 있다면,

그건 분명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우린 지금,

조금은 현실적인 방식으로

서서히 자신을 만들어가는 중이니까.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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