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날
종종 쉬는 게 서툴러진다.
쉴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도,
어디서부터 쉬어야 할지 모르겠고,
그저 눕기만 하다 하루가 지나가 버리기 일쑤다.
몸은 분명 멈췄는데,
마음은 쉬지 못한 채 자꾸만 흘러간다.
그럴 땐, 가만히 멈춰 쉬는 것보다
적당히 움직이는 게 더 나을 때가 있다.
딱 오늘처럼.
친구들과 당일치기로 가볍게 나들이를 떠난다.
어디 특별한 목적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대단한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다.
졸졸 흐르는 강 옆에 돗자리를 펴고,
족구 한 판, 고기 한 점, 수다 한 스푼이면
그걸로 충분하다.
조금 땀을 흘리고 나서야
몸이 “아, 이제 진짜 쉬자”라고 말하는 것 같고,
불판 위에서 고기가 익는 소리를 들으면
마음 한 켠이 천천히 풀리는 것 같다.
웃음소리가 파도처럼 번지는 순간,
나는 비로소 내가 살아 있다는 걸 느낀다.
심리학에서는 ‘사회적 리듬’이라는 개념이 있다.
내 몸과 마음이 안정감을 느끼는 리듬.
그 리듬은 때로는 친구의 농담 한 마디,
족구공을 주고받는 발끝에서
천천히 제자리를 찾아온다.
소란스럽지 않은 웃음과,
소중한 사람들과의 온기 속에서
나는 조금씩 회복된다.
쉼이라는 건 결국,
내가 다시 살아가고 싶어지는 마음을
조금씩 되찾는 일이 아닐까.
누군가는 쉼을 위해 먼 나라로 떠나기도 하고,
누군가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루를 선택한다.
나는 오늘,
조금 웃고, 조금 걸으며,
조금 더 가볍게 하루를 살아보기로 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계획적이지 않아도 괜찮다.
그냥 오늘 하루가 “좋았다”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걸로도 잘 쉰 거라고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