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겼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by 지훈

사람들은 꾸준함을 미덕이라 말하지만,

나는 그걸 자주 놓쳤다.


계획을 세워도 오래가지 못했고,

기록은 자주 끊겼고,

의욕은 자주 식었다.




그러다 문득,

“왜 이렇게 나는 안 될까.”

“다른 사람들은 다 잘 해내는 것 같은데.”

그런 자책이 하루를 통째로 덮을 때가 있었다.


하루를 놓치고,

그 하루가 이틀이 되고,

그러다 보면 다시 시작하는 게

괜히 민망해지는 시기가 온다.




이렇게 자주 멈춰서는 나를

나는 한동안 믿지 못했다.


나는 다짐보다 포기가 익숙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언젠가는 그냥,

이쯤에서 포기해야 하나 싶었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런 무너진 날들 사이에서도

나는 아주 작게, 아주 조용하게

다시 시작하고 있었다.




잠들기 전에 한 줄,

출근길 메모장에 남긴 단어 몇 개.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내 안의 작은 반복들.


그건 대단한 결심이 아니라

그냥 나를 잊지 않으려는 시도였다.

세상이 다 지나가도

나는 나를 조금이라도 붙잡고 싶었던 것이다.


끊겼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었다.

중요한 건,

내가 그 자리에 다시 돌아올 수 있느냐는 거였다.




예전에는

꾸준함이란 빈칸 없는 달력이라고 믿었는데,

지금은 조금 생각이 다르다.


포기했던 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사람.

나는 그게

진짜 강한 사람이라고 믿고 싶다.


그래서 지금도,

나는 그런 연습을 하고 있다.




끊겨도 괜찮다고.

지금 이 글도,

다시 쓰고 있는 중이라고.

스스로에게 자주 말해주는 연습.


그리고 혹시,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시기를 지나고 있다면,

그게 어떤 이유든 상관없다고

진심으로 말해주고 싶다.


지금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그건 분명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니까.



토, 일 연재
이전 02화퇴근 후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