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날 저녁이다.
주방에서 넘어져 고관절 수술받으신 할머니.
입원부터 요양원 생활까지 1년이 다되어간다.
얼굴 가득한 주름이 아흔 인생의 굳은 길이 되었다.
젊은 미망인으로도 아렸을 어느 날에
자식을 앞세운 어미의 멍든 가슴에도
만데빌라 꽃처럼 잘 살아내며
어느덧 하늘 끝에 맞닿아있다.
어린아이처럼 반찬투정을 하고
예쁜 옷 입고 싶은 소녀의 감성은
아흔의 여름에도 여전히 화려하다.
나는..
다....
이해할 수 없는 세계지만...
그래도 이 땅 마지막까지..
온전한 정신으로 마주하다 하늘 집으로 가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