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뭉이 미용
멍뭉이 같은 우리 흑삼이는 사실 이중모다.. 단일모에 비해 추위를 덜 타고, 물에도 잘 젖지 않는 털인데 이런 이중모는 가위컷을 해줘야 한다. 클리퍼로 밀 경우 그 자리에 털이 다시 안 날 수도 있다. 겨울에는 보통 털을 기르고, 여름엔 배 쪽 털이나 발바닥 털을 관리해서 시원하게 보낼 수 있게 해 준다. 비용은 천차만별 흑삼이 같은 믹스는 전채를 밀면 오만 원쯤, 강아지 미용을 모르던 세상에서는 오만 원은 비쌌고, 알게 된 뒤로는 저렴했다.
처음에는 흑삼이가 정말 내추럴한 모습 장모 강아지 같은 모습이었는데, 쉬야를 할 때마다 쉬야가 다 엉덩이털에 묻어… 엘라스틴한머리처럼 오줌을 뿌리고 다녔다!! 오마이 가쉬…. 하여 센터에 연락해 위생미용정도는 허락을 맡았으나… 이제 막 친해지려는 강아지인데 싫어하는 것= 발톱깎이, 목욕하기 등등 을 하게 되면 나를 엄청 싫어하게 될 것 같아.. 야매미용을 시도했다…. 흑삼아 미안…
야매미용도 좋은데 sns를 보면 잘 정리된 바둑이들이 많고… 또 언니 욕심에 다른 것보다.. 조금 정리된..? 삐죽삐죽 털들은 잘라주고 싶었다. 그런데 엉덩이 부분은 야매미용을 할만한데 얼굴은 혹시나 실수할까 싶어 미용실을 예약했다. 언니는 몇 가지 실수를 했는데, 첫째 흑삼이가 싫어하는 병원에 있는 미용실을 예약해서 병원=미용 더 싫어하게 만들었고, 둘째… 0개 국어를 하는 바람에 “그냥 정리하고 싶어요” = 전체적으로 자르고 정리해 주세요라고 요청했고,,, 미용사 언니가 그럼 한 5mm로 정리해 드릴까요?라고 하는 말에 ok 해버리는 바람에.. 흑삼이가 바싹…. 밀려왔다… 알고 보니.. 5mm는 빡빡이 수준이었는데 전체적으로 자르고 정리해 달라는 요청에 아니라고 했어야 했는데 너무 정신이 없어 상담을 흘려듣고는 ok 해버려… 다… 흑언니 탓… 이쁜 우리 강아지가.. 다른 강아지가 되어서 왔다.
결국 센터에 연락하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왜냐하면 입양홍보는 앞전 사진으로 했는데 지금은 전혀 다른 강아지가 돼버리니 조금 곤란해진 것이다. 물론 어떤 모습이라도 사랑해 줄 보호자를 만나야 하지만 혹여나 그사이 입양을 마음먹었던 보호자가 있다면 흑언니만큼 당황해하지 않을까 싶어 여차 저차 사정을 설명했다. 다행히도 센터에서는 언니의 실수를 이해해 주었고, 겨울에 털을 깎이면 추워 할 수 있으니 추워하면 옷을 입혀달라고 해주었다.
후에는 근처 15분 거리의 다른 미용센터를 찾았고, 사전에 방문하여 충분한 상담을 받고 목욕과 단순한 털 정리 + 위생미용만 한 달에 1번 정도 할 수 있도록 상담받고 첫 번째 미용에는 발톱은 일부러 깎이지 않고 진행하였다. 너무 좋은 선생님을 만나 엉덩이 털을 웰시코기처럼 정리해 왔고 ^^ 얼마나 편했는지 선생님에게 개인기도 보여주고, 두 번째 비용에는 발톱도 깎였지만 미용실에서 낮잠도 잘만큼 너무 편안하게 굴었다는 것이다.
후에 들은 이야기이지만 처음 했던 빡빡이 미용 때는 흑삼이가 약간의 입질이 있다고 하였는데, 병원과 먼 곳의 미용실, 사전 방문, 충분한 상담과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었더니, 선생님들이 흑삼이는 입질이 있는 예민한 강아지가 아니라고 했다. 보호자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강아지의 성향과, 성질이 달라 보일 수 있다는 점을 깨닫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