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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할인간 Jan 23. 2024

내 마음을 담고 싶은 시

26. 남편 소개

남편 소개


경상도 사나이지만

무뚝뚝하고 수다가 많은 사람


세상 부지런 하지만

자기 자신 챙기기에 무심한 사람


자식 걱정을 속으로만 하고

겉으로는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


질문 한 마디에

기원전까지 끌어내는 사람


가끔은 논리적이지만

감성이 충만한 사람


나와 성격이 다른 듯 하지만

비슷해지고 닮아 가는 사람


내가 필요한 것 을 알고

무심한 듯 툭 해결해 주는 사람


칭찬 한마디에 세상을

다 가진 아이의 표정을 짓는 사람


오래도록 내 곁에서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 줄 사람


글을 쓰려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스탠드를 켜고 골돌이 생각하고 있는데, 뒤에서 들려오는 한마디

"발 뒤꿈치에 바르는 거 어디 있어?" 그 말은 나에게 발라달라는 말이다.

투덜거리면서 크림을 들고 남편에게 갔다. 편안한 자세로 누워서 발라 달라고 발을 내밀고 있다.

"하~" 한숨이 나온다. 잘 있다가 내가 뭘 좀 하려고 하면 저런 식이다.

"당신 일부러 그러는 거지? 내가 뭘 좀 하려고 하면 꼭 방해를 하는 건데?"

"내가?"

"어. 당신이 항상 그래. 컴퓨터 켜고 앉으면 유튜브 방송을 큰 소리로 틀거나, 차를 요란스럽게 마셔."

"아닐 텐데~" 특유의 넉살로 웃어넘긴다.

냉장고에 들어 있는 면역에 도움이 된다는 알로에 스틱을 하나 물려주고 다시 돌아와 앉았다.

그리고 남편에 대한 글을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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