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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할인간 Feb 15. 2024

나에 대한 고찰

25. 누군가 나의 계정 로그인을 시도한다.

 명절 연휴가 시작되고 정신없이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몸살이 났지만 음식을 안 할 수가 없다.

어머니와 나 아니면 음식을 할 사람이 없다. 먹을 사람은 넘쳐 나지만 말이다.

그래도 차례를 지내지 않아 양이 조금 줄었다. 과일도 비싸서 저절로 다이어트가 되는 기분이 든다.

큰 집이라서 세배를 하러 오는 사람이 많은 편이다.


집에서 시댁 15분, 친정 20분 엎어지면 코 닿는 거리에 모두가 있다. 가까우니 금방 다녀올 있어서 좋기도 하고 눈치 보이기도 한다.

명절은 평소와 다름없지만 사람들이 좀 더 많은 것뿐이다.

세뱃돈을 주고 나니 주머니가 가벼워졌다. 얼마를 줘야 하나 늘 고민이 되는 것 같다.

빨리 지나가 버려서 좋은 것 같기도 하다.


일이 없으면 쉬는 직업의 특징 때문에 빨간 날은 그다지 의미는 없었다.  아직도 방학중인 아이들도 일 없으면 여행을 가거나 하고 싶은 것을 하러 가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오히려 주말에 가는 것보다는 평일이 주는 여유로움이 더 좋았다.


일요일 저녁 일찍 침대에 누워 빈 둥 거리고 있었다. 카톡 소리에 핸드폰을 켜 확인을 해보니 누군가 카카오톡으로 연결되는 브런치에 로그인 시도를 하고 있었다.

'뭐지? 컴퓨터가 켜져 있나?'

퍼뜩 정신을 차리고 몸을 일으켜 컴퓨터가 있는 곳으로 갔다.


우리는 각자의 컴퓨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런 알림이 올리가 없다.

내가 사용하는 컴퓨터에는 브런치가 자동 로그인이 된다.  그렇다는 것은 누군가 로그인을 시도하고 있는 말이 된다.


'아니요, 제가 아닙니다'를 누르고 나니 로그인을 시도하는 것을 차단한다는 메시지가 보였다 사라졌다.


카카오계정 2단계 인증으로 해두길 잘한 것 같다.

처음엔 귀찮아서 하지 말까 하다가 뭔가 찝찝한 기분이 들어서 해두었던 것이다.


다시 돌아와 캄캄한 방안 침대에 누워서 한 참을 생각했다.

누가 왜? 내 브런치를 로그인 시도를 했을까?

아는 사람일까?

내가 쓴 글이 마음에 들어서 훔쳐가고 지우고 싶었던 것일까? 글 잘 쓰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에이 설마~

별의별 생각을 다 해봤다.

잘 못 온 알림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비밀 번호도 바꾸고 자동로그인도 해제해 버렸다.

이제 로그인할 때마다 저 알림이 온다. '네, 로그인할래요.'를 눌러 줘야만 로그인이 된다.

한 밤의 소동으로 매번 귀찮은 일이지만 신중을 하게 된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문구가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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