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혈압과 염분 섭취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컨디션이 계속 좋지 않았다.
부모님 계셨던 5주 동안 피로가 계속 쌓여서, 가신 후에도 회복할 시간이 없어서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단순히 피곤해서라기엔 상태가 조금 이상했다. 건강을 더 챙겨야겠구나, 마음먹었다.
아침마다 계란 두 알과 초록사과를 피넛버터에 찍어 먹었다. 점심은 샐러드를 챙겨 먹었다. 여러 가지 기본 야채에 좋다는 건 다 넣었다. 단백질도 잊지 않았다. 저녁도 과하지 않게 먹고, 야식을 끊었다. 알코올은 입에 대지 않았고, 밀가루는 멀리했다. 건강하자고 말이다.
하지만 최근 나는 힘이 너무 없었다. 누워 있을 때조차 핑핑 돌았다. 머리도 아팠다. 약을 먹어도 소용이 없었다. 속도 미슥거렸다. 일찍 자는 걸 정말 힘들어하던 내가 빠르면 8시, 늦어도 10시에는 잠이 들었다. 기력이 없어서. 틈만 나면 누웠다. 운전하기도 힘들었다. 생활이 제대로 되지 않을 정도였다.
그래서 야채 양을 늘렸다. 야채 본연의 맛을 즐기고 싶어 소스는 줄였다. 더 클린 하게, 그렇게 먹었다. 이상하게도 상황은 더 나빠졌다. 누웠다 일어나면 눈과 귀가 제대로 작동하기까지 몇 초의 시간이 필요했다. 계속 어지럽고, 투통도 계속되었다.
뭔가 정상이 아니라는 게 느껴졌다.
왜 이런지 알 수가 없었다.
병이 있나?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며칠 전, 아는 분이 나에게 본인은 고혈압이라 소금기 없이 먹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거다.
'어라, 나는 혈압이 낮은 편인데? 그럼 나는 염분이 더 필요한 거 아닌가? 내가 지금 먹는 음식에 염분이 충분했던가?'
(평소에도 자주 어지럽고, 두통이 잦은 편이다. 한국 갔을 때, 힘겨운 준비를 마치고 대장내시경을 하러 갔는데 혈압이 낮다며 해줄 수 없다는 말을 듣고 어이가 없던 적도 있다. 기다렸다가 두 번을 다시 재고야 겨우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문득 기억났다. 예전에 GM다이어트를 할 때도, 일주일간 정해진 식단대로 먹을 때 무척 힘들었다. 그때도 간이 없었다. 독소가 빠지느라 그런가 보다 했다. 몸에 나쁜 게 너무 쌓여서, 좋아지느라 그런 거라고.
그런데 그게 아니었나?
저혈압에 대해 찾아봤다. 혈압이 낮은 사람은 어떻게 먹으면 좋은지, 소금기 없이 먹었을 때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지.
염분 섭취가 적으면 혈액량이 감소해 혈압이 더 낮아질 수 있다.
이는 어지럼증, 피로, 두통 등 저혈압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저염식이 지속되면 혈압이 더욱 낮아져 자세를 바꿀 때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는 기립성 저혈압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저염식으로 인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신체 조직에 산소와 영양분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지속적인 피로와 체력 저하를 느낄 수 있다.
모두 내 이야기였다. 드디어 원인이 밝혀졌다. 병이 아니라, 먹는 데에 문제가 있었구나!
의도하지 않았지만, 최근 내 식단에는 염분이 많이 빠져있었다. 아침에 계란에 뿌려먹는 시즈닝에 약간, 점심에는 소스에 약간, 혹은 고기에 약간, 저녁도 다르지 않았으니까. 건강하려고 먹고 있던 식단이 안 그래도 낮은 혈압을 더 낮춘 셈이다.
적정 염분 섭취 : 지나치게 염분을 제한하기보다는 적절한 양의 소금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금이 풍부한 음식 추가 : 간장을 살짝 더하거나 국물 요리를 조금 더 짭짤하게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수분 섭취 : 충분한 수분 섭취는 혈액량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
마음이 시급했다. 빨리 회복하고 싶었다.
아이들에게 주꾸미볶음을 도시락으로 싸준 후, 남은 소스를 긁어먹었다.
꽃게탕을 끓여 국물을 퍼마셨다.
좋아하지 않는 햄도 조금 떼먹었다.
물도 중간중간 마셨다.
조금 차도가 있다. 기력이 조금은 생겼다. 글을 쓸 수는 있을 만큼은.
하지만 부족하다.
일요일 오후 3시인 지금, 나는 여전히 어지럽다. 쉬어야겠다.
이번주는 의도적으로 짠 음식과 물을 챙겨 먹어야겠다. 아침에는 짠 베이컨을 추가한다던가, 점심에는 샐러드를 먹더라도 염분을 더 추가한다던가.
그렇게 회복을 해봐야겠다. 다이어트는 그 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