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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의도만으로 충분할까? 도움의 기준과 경계

by 새벽

도움이 언제나 좋은 것만은 아니다. 좋은 의도로 손을 내밀었지만, 오히려 부담스럽거나 불편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우리는 종종 선한 의도만 있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도움을 받는 사람의 입장은 다를 수 있다.


어떤 도움은 진정으로 필요하지만, 어떤 도움은 단순한 ‘오지랖’이 될 수도 있다. 시험을 앞둔 친구에게 걱정 어린 격려를 건넸지만, 오히려 불안감을 키운 적이 있었다. 사회복지 실습 중 거동이 불편해 보이는 어르신을 도우려 했지만, 스스로 할 수 있다며 거절당한 경험도 있다. 나는 돕고 싶었지만, 상대방에게는 원치 않는 간섭이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흔히 도움을 주는 것이 ‘좋은 일’이라고 배운다. 하지만 그 도움이 정말 필요한지, 상대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를 고민해 본 적이 있을까? 선한 의도만으로 충분할까?


이 글을 통해, 도움의 기준과 경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려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누군가를 돕고 싶을 때, 선한 의도가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주고 싶은 도움보다, 상대가 원하는 도움에 집중해야 한다. ‘이 사람이 정말로 도움을 필요로 하는가?’, ‘내가 하는 행동이 부담이 되지는 않을까?’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볼 필요가 있다.


또한, 도움을 주기 전에 먼저 물어보는 것도 중요하다. “도와줄까?”라는 한마디가 때로는 가장 큰 배려가 된다. 상대가 거절한다면, 그 의사를 존중하는 것도 필요하다.


사회복지에서도 클라이언트의 자율성과 존엄성을 강조한다. 아무리 좋은 의도라도 상대방의 자립심을 해치거나, 원치 않는 개입이 된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진정한 도움은 상대방이 필요로 할 때,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을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


선한 의도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도움을 주는 사람의 기준이 아니라, 도움을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우리는 정말로 ‘도움을 주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 봐야 한다. 그리고 그 답을 찾기 위해, 계속해서 고민하고 배워가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도움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첫째, 도움의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 도움은 단순히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를 해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때로는 직접적인 개입보다 곁에서 지켜봐 주는 것이 더 큰 힘이 될 수도 있다.


둘째, 상대의 감정을 존중해야 한다. 도움을 받는 사람이 느낄 부담감이나 불편함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그 도움은 일방적인 것이 된다. 진정한 도움은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고, 필요할 때 적절한 방식으로 제공되는 것이다.


셋째, 자신의 선의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나는 정말 상대를 위해 돕고 있는 걸까, 아니면 나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돕는 걸까? 만약 도움을 거절당했을 때 섭섭한 감정이 든다면, 그것이 ‘진짜 도움’이었는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도움에는 기준과 경계가 있다. 그리고 그 기준은 도움을 받는 사람이 정하는 것이다. 우리는 선한 의도만을 앞세우기보다, 진정으로 의미 있는 도움을 주기 위해 더 깊이 고민해야 한다. 진짜 ‘도움’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전달되어야 하는지 말이다.


이제, 우리는 다시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나는 정말로 돕고 있는가? 아니면 돕고 싶어 하는가?


도움은 선한 의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진정한 도움은 상대방이 원할 때, 필요할 때, 그리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을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

우리는 흔히 좋은 마음으로 행동하지만, 그 마음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한 걸음 물러서서 상대의 입장에서 고민해 보고, 도움을 주기 전에 먼저 물어보는 것이 더 큰 배려가 될 수도 있다.


도움의 기준과 경계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도움은 주는 사람이 아니라 받는 사람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나는 정말 상대방을 위한 도움을 주고 있는지, 혹시 내 만족을 위한 행동은 아니었는지 스스로 계속 질문해야 한다.


진정한 도움을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배우고, 고민하고, 성장해 나가야 한다. 선한 의도가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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