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를 배우기로 했다
1년간의 한국 회사 생활을 마치고 1년 동안의 생활비와 중국어 어학연수 비용을 모을 수 있었다.
이 돈을 가지고 한국으로 귀국하느냐? 아니면 중국어를 배우느냐? 두 가지 선택이 나에게 있었다.
우선 한국으로 돌아간다면 알뜰히 모은 돈이 내게는 생긴다. 그리고 다시 한국에서 직장 생활 시작하기.
두 번째 선택지는 중국어 배우기.
이건 모험이다. 1년 배운 중국어로 취직이 될지는 미지수다. 그리고 중국어 배우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 내가 해낼 수 있을까?
그래도 이대로 한국어 들어가기는 싫었다. 안정적인 생활을 하겠으나 뭔가가 빠진 느낌이 들었다.
상하이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국적 기업에서 일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래!! 해보고 안되면 그때 후회하자!
지금은 나에게 투자할 시간이야!!
상하이에서 한국 학생이 제일 적은 대학교에서 어학연수를 등록했다. 그리고 외국인 기숙사에 살기로 했다.
한 번도 어학연수를 해본 적이 없었다. 당연히 기숙사라는 곳에서 살아 본 적도 없다.
스물여덟에 두 가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신났다. 어떤 사람들이 와서 중국어를 배울까? 어느 나라 사람들이 올까? 내가 제일 나이가 많은 것은 아닐까?
초등학교에 처음 입학하는 어린이처럼 가방에 책을 넣고 연필과 지우개를 챙겼다.
언제나 그렇듯 제일 먼저 학교에 도착해서 맨 앞자리에 앉았다.
이렇게 새로운 삶이 열렸다.
두 명의 한국 학생들, 세 명의 북한 학생들, 한 명의 독일 학생, 두 명의 인도네시아 학생, 한 명의 카자흐스탄 학생, 한 명의 몽골 학생.
다들 다른 계획을 가지고 중국어를 배우러 왔겠지. 누군가는 열심히 배워서 취직을 할 테고, 누군가는 땡땡이를 치고 놀러 다니겠지.
중국어 배우는 것은 힘들었으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재밌었다. 워낙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나인데, 거기에 다양성까지 합쳐졌으니 나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환경이 만들어진 셈이다.
내 인생에서 잘한 일 중에 한 가지는 중국어 배우기다. 나에게 투자를 해서 앞으로 성장할 밑거름을 만들었다. 스스로 선택하고 그 선택에 책임질 수 있도록 행동했다.
잘했다. 잘했다. 그때의 나에게 칭찬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