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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또또 Jun 28. 2023

저 퇴사해요.(1)

하고 싶은 일 다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나

"제 전공은 항공교통이구요, 저는 지금 유튜브 마케팅 인턴이에요."

 법조인, 사업가, 정치인, 마케터, 국악가, 소설가, 평론가, 관제사, 운항관리사, 노무사, 상담사, 유튜버,... 

하고 싶은 일도 배우고 싶은 일도 많았던 내게 전공과 다른 직무의 인턴 경험을 쌓아봐야겠다는 결정은 일도 아니였다. 겨우 막 2학년을 수료하고 휴학을 해야겠다 결심했을 즘에 인턴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마침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때라 경험 삼아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기회를 잡았다.


 사실 주변의 반대도 많았다. 내 나이 스물 넷. 분명 어린 나이이긴 하지만 친구들은 졸업했거나 막학기만 남겨두고 있는 시점에서 난 이것저것 도전해 본다는 핑계로 아무것도 이뤄놓은 게 없었다. 이미 친구들보다 일이년 늦어졌기에 전공 관련 능력만 쌓아도 빠듯하긴 했다. 그래도 미래가 두렵지 않았냐고 묻는다면 난 진짜 걱정이 없었다고 대답할 수 있다. 집안이 여유로워 내 미래를 책임져 줄 수 있는 것도, 비빌 언덕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나는 나를 믿었던 것 같다. 부모님은 내 넘치는 추진력을 염려하셨지만 난 내가 가진 최고의 장점이라고 생각했고, 지금 당장은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않아도 나의 추진력과, 어떤 일이든 배울 점을 찾아내는 내 능력과 함께라면 그게 언제든 모든 경험이 거름이 되어 날 싹틔울거란 걸 알았기 때문이다.


 안 해본 알바가 없지만 회사 생활은 처음이라 낯설기도 했고, 회사 사람들을 어느정도 거리로 대해야 하는지부터 막막했다. 그래도 처음으로 내가 아이디어를 기획해서 그걸 성과로서 내놓는 경험을 한다는 게 떨리기도, 재밌기도 했다. 업무 시작할 땐 프리미어 프로라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 조차 처음 들어봤었지만, 이젠 능숙하게 컷편집을 하기도, 시간이 남으면 영상미를 높이려는 노력을 들이기도 한다


 스타트업 인턴의 장점이자 단점인데, 체계가 명확하지 않아 내 주도 하에 시도해 볼 수 있는 범위가 넓다. 나의 경우엔 유튜브를 운영하는 데 있어 큰 틀은 정해져 있었지만, 계속해서 아이디어를 내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길 경영진측에서도 원했고 덕분에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었다.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언급한 이유는, 처음 경험해 본 직무였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게 내 주관 하에 이루어졌고 그에 대한 성과도 오롯이 내 몫이었다는 점에 있다. 그리고 어느 시점부터는 그게 너무 큰 업무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한 편으로는 내가 지금 정직원이 아니라고 마음가짐이 너무 헤이한가 싶기도, 한 편으로는 직무 경험 없는 인턴에게 맡기기엔 너무 과한 양이지 않나 싶기도 했다. 하루에도 수백번씩 오르내리는 감정을 붙잡고 일하자니 같은 업무더라도 이젠 어디서부터 어떻게 기획해서 영상화 해야하는지 모든 게 막막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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