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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현 Apr 17. 2024

보이지 않는

수요일의 시


보이지 않는


박성현


              


여기는 죽은 자들의

몸, 벌레가 알을 슬고 그 알이 깨어 

어미를 뜯어먹는 몸들의 

수도원, 

침묵과 피가 한꺼번에 터져나오는

나는, 

주소도 표식도 없는 천국의 

가장 먼 곳,

짐승을 잡아 가죽을 벗기고 

살과 내장을 분리했지 

뼈는 불에 태워 가루로 만들었다네 

저녁과 밤을 가르는 짙은 군청색 하늘에

흩뿌려진 뼈의 불꽃, 

뼈의 냄새, 뼈의 

소리, 페치카에서 끓는 신의, 

갈기갈기 찢긴









* 월간 <문학사상> 2023년 12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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