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빵가게 주인장의 아르바이트 학생 구박하는 모습을 본 후에 -
거사일은 세스코의 정기검진일 하루 전이다.
( 손이 닿지 않는 공간까지 코팅 살균, 쾌적하고 청결한 공간 환경 제공, 유해세균 및 바이러스 99.9% 제거.)
세스코의 홍보 문구는 상당히 위험하고 위협적이다.
현 상황에서는 굳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무모하게 작전을 감행하기보다는, 타격이 불 보듯 뻔한 점검일을 피하는 전략적 후퇴가 바람직하다고 지도부에서는 그렇게 판단한 것 같았다.
사실이지,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사태가 이런 방향으로 급격하게 흘러가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곳에 우리 울타리 군집의 지하왕국을 건설한 것은 지극히 우연적인 일이었다. 큰길 건너편 아파트단지 지하에 자리 잡은 포악하고 용맹하기로 소문난 무리들을 피해, 시멘트와 콘크리트 건물들 사이에 터를 일구고 지하왕국을 건설하기까지 당시에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다행히도 여러 가지 면에서 몹시 운이 좋은 편에 속했다.
가장 중요한 지하왕국 군집의 식량을 확보하기에 더 할 수 없는 요지였다. 식량확보를 위해 목표로 삼은 곳은 지하왕국 바로 위에 위치한 빌딩 1층에 있었다. 목표물 까지는 특별히 위험한 장애물도 없었고, 자동차가 속력을 내며 달리는 도로를 건너야 할 일도 없었으며, 무엇보다 위험천만한 인간들의 눈에 뜨일 경우의 수가 적었다. 또한, 매일매일 신선하고 다양한 갓 나온 빵을 먹을 수 있다는 큰 장점도 있었다.
빵가게 덕분에 초원도 아니고, 습지도 아닌, 인간들의 주거지 아래에 위치한, 열악하고 위험천만한, 또한 척박하기 그지없는 이곳에 지하왕국을 건설하였지만, 다행스럽게도 가장 중요한 군집의 식량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다. 빌딩 1층 모퉁이에 위치한 빵가게는 제법 장사가 잘 돼서 빵이 나오는 오전 시간에는 사람이 몹시 붐볐다. 임무를 완수하기에는 위험하기도 하고 많은 무리가 따랐다.
갓 나온 크루아상에 광적인 집착을 하는 여왕 루시아를 위해 합리적이지도, 효율적이지도 않은 낮 시간대의 작전을 감행하는 것에 대해 검은 등 레오는 썩 바람직하지 않다고 늘 생각했다. 마감 이후, 새벽 시간이란 안전하고 합리적인 시간을 두고, 늘 위험하고 많은 희생이 따르는 낮 시간의 무모한 작전이라니, 못마땅하고 입안에 모래가 가득 들어찬 밥맛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딱히,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여왕 루시아의 강력하다 못해 포악한 통치 하에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토를 달기는 힘든 분위기였다. 매번 목숨을 건 위험한 일이었지만, 굳이 여왕루시아의 명을 거역해서 반역자란 멍에를 뒤집어쓰고, 목숨을 죽음과 맞바꿀 생각은 더더욱 없었다.
크루아상은 코어매대 중앙에서도 안쪽에 진열되어 있었다. 목표물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은 만만치가 않았다. 무엇보다 득실대는 인간들의 눈을 피해 크루아상이나 군집의 먹이를 짊어지고, 무사히 지하왕국까지 도착하려면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할 수 없는 냉철하고 예리한 작전이 필요했다. 예상하지 못하는 얼마간의 희생이 항상 따르기도 했지만, 그들의 죽음은 짊어진 먹이를 놓쳐, 먹이와 함께 인간들의 발 밑에 뭉개지는 형벌을 감내해야 하는 당연한 죽음으로 인식되었다.
공격은 최정예 무리만 이끌고, 빠르고 민첩하게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하게 해치워야 했다. 검은 등 레오는 특공대장으로서 냉철하고 예리한 판단력과 추진력으로 매주 수요일 '크루아상 꿀 행성 T-98'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었다. 여왕 루시아도 검은 등 레오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었다.
검은 등 레오는 은개미 나엘에게 소리를 증폭시켜 아주 멀리까지 경고를 알리는 울림을 만들라는 페로몬을 발사했다. 검은 등 레오는 은개미 나엘의 '전방이상감지무' 보고를 받고,
돌격------
우렁차고 강력한 페로몬을 발사했다.
오늘은 울타리지하왕국 군집에서 가장 중요하고 위험한 작전이었다.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목숨을 걸고 결단코 임무를 완수해야만 한다. 여왕 루시아에게 특별히 선택된 왕명을 받든 무리들이 꿀단지를 확보해야 하는 작전이었다. 그들은 민첩하게 재료창고에서 꿀단지를 찾아내 배가 터질 만큼 듬뿍 꿀을 먹는다. 완두콩만큼 배가 불러오면 전투개미들의 특별호위를 받으며 무사히 울타리지하왕국으로 복귀해야 한다. 특별한 왕명을 받은 이 군집은 완두콩만큼 팽창한 복부에 꿀이 가득 차면, 몸에 상처가 나지 않게 보금자리 천장에 올라가 매달려서, 꿀의 수분을 제거하고 압축해서 진한 꿀로 정제한다. 긴 가뭄이 오거나, 먹이가 떨어지면 왕명을 받든 이 꿀단지 군집들이 먹이를 게워내어 지하왕국의 무리를 먹여 살린다.
어찌 됐든, 빵가게는 여왕루시아의 울타리지하왕국으로서는 정말이지 중요한 곳이 아닐 수 없었다.
그날은 모든 작전이 계획했던 대로 수월하게 흘러갔다.
꿀단지 군집들도 호위무사들이 무사히 지하왕국으로 복귀시켰노라고 은개미 나엘에게서 발사된 페로몬이 도착했다. 팽팽한 활시위에 매달려 있던 활처럼 극도의 긴장에서 벗어난 검은 등 레오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달콤하고 부드럽고 폭신폭신한 티라미수 케이크와 같은 기분을 느꼈다. 검은 등 레오는 좋아하는 딸기잼이 듬뿍 들어간 버터스콘을 아주 조금만 먹고 가기로 결심했다. 결코 흔치 않은 검은 등 레오의 일탈이었다.
몹시 추운 겨울날이었다. 변덕스러운 날씨는 갑자기 먹구름이 주변을 삼켜버리더니, 매서운 겨울바람을 잔뜩 머금은 겨울 소낙비가 빵가게 출입문 유리창에 휘몰아쳐 유리문이 신음소리를 내며 덜컹거렸다. 궂은 날씨 탓인지 매장에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었다.
추운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얇은 분홍색 티셔츠에 흰색 면바지를 입고, 물방울이 새겨진 분홍색 장화를 신은 작고 왜소한 소녀가, 매장 구석진 안쪽에 위치한 작업대에서 꼼지락거리며 한 김 식은 빵을 비닐봉지에 포장하거나, 갓 나온 빵을 매대에 진열하기 위해서, 발판으로 쓰려고 뒤집어 놓은 플라스틱 박스 위를 분주히 오르내리고 있을 뿐이었다. 소녀는 아주 작고 왜소했지만, 두 뺨은 복숭아빛으로 사랑스러웠으며, 크고 맑은 눈망울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듯 뭔가 신비롭지만 현실감이 떨어지는 묘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그동안 작전 때문에 매주 빵가게를 들락날락하면서도 소녀를 제대로 볼 수 있었던 날은 없었다. 그럴 정도로 모든 면에서 여유 있는 작전이 아니었다. 오늘은 정말이지 검은 등 레오에게는 특별한 날이 아닐 수 없었다.
다만, 마귀할멈이 고아 소녀를 학대하고 못살게 군다는, 인간세상에 몹쓸 소음처럼 떠도는 주변의 이야기들을 말랑이 테오가 전했을 때, 귓전으로 흘려버릴 정도로 흥미롭지는 않았었다고 떠올리던 참이었다.
마귀할멈이 어두운 기운을 내뿜으며 빵가게에 들어선건, 소녀가 갓 나온 소금빵을 매대에 진열하기 위해서, 소금빵이 담긴 쟁반을 두 손으로 맞잡아 들어 올리려던 순간이었다. 마귀할멈은 구멍이 숭숭 뚫린 그물 모양의 갑옷처럼 생긴 이상스러운 망토를 걸치고, 닳고 닳아 듬성듬성 털이 빠지고 너저분한 깃털이 끝 부분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푸르뎅뎅한 깃털부채를 왼손에 들고 나타났다.
마귀할멈은 심하게 눈에 띄는 들창코에, 가늘고 길게 찢어진 눈은 푸르뎅뎅한 눈썹과 일직선으로 위로 치켜 올라갔고, 먹다 만 색 바랜 사과 색을 띤 얼굴빛을 하고, 벽돌공장에서 뚝딱뚝딱 찍어내는 듯한 무뚝뚝하고 못난 모양새로, 매장 안을 건성으로 한 바퀴 휘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더니 소금빵 쟁반을 든 채 얼음처럼 굳어버린 소녀를 향해, 낡고 지저분한 부채를 재빨리 펼치고 격렬하게 부채질을 헤댔다.
펄럭펄럭 기력이 쇠한 깃발이 미려한 바람에 마지막 발악을 하듯, 찌지직찌지직 쇳소리를 내며 소녀를 향해 쥐어짜듯이 불어댔다. 얼음땡처럼 굳어버린 소녀의 몸위로 푸르뎅뎅한 깃털이 떨어져 나와 지저분하게 날렸다. 소녀의 헝클어진 정수리에서부터 물방울이 새겨진 낡은 분홍색 장화에까지 흙모래 비슷한 먼지들이 날렸는데, 소녀의 복숭아빛 얼굴은 온기라곤 없는 흙빛으로 변해갔고, 소녀의 심장은 위태롭게 숨을 쉬지 않았으며, 소녀의 커다란 동공은 공포에 질린 채 멈추어 버렸다.
모든 일들이 정말이지 눈 깜짝할 새에 일어났다.
꼬부라진 손잡이가 달린 검은색 장우산에 묻은 빗방울을, 요란스럽게 털어내며 백발의 노신사가 빵가게 안으로 들어설 때까지, 수초 간에서 수분 간 믿을 수 없는 놀라운 일이 계속되었다.
검은 등 레오는 숨이 막혔다. 말랑이 테오가 빵가게 주변에 떠도는 인간들의 이야기라고 들려주었던 여러 말들이 아침에 눈을 뜨듯이 순간, 번쩍 떠올랐다.
학비를 구하려 아르바이트하는 소녀가 고아인 것을 알고 난 후, 학대를 시작했다는 마귀할멈.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휴식 시간도 주지 않고 부려먹고, 식사를 챙겨주기는커녕 식사시간도 아깝다며 빵 한조각조차 제대로 주지 않고, 서너 명이 해야 할 일을 소녀 혼자 감당하도록 밀어붙인다는 마귀할멈. 전형적인 약강강약형의 저급하기 짝이 없는 못난 인간유형이라는 것이었다.
어느 날은 며칠이나 지나 먹을 수 없는 빵을 마음대로 폐기했다고 소녀를 매질하고, 상해서 못 먹을 빵에 몹쓸 부채질을 헤대서 인간들의 눈을 속여 팔고, 그렇게 매번 썩은 빵을 먹은 인간들의 영혼을 부채 속에 가두어 암흑의 세계로 이끈다는 허무맹랑하고 황당하기 그지없는 이야기들이 두서없이 생각났다. 그런데, 믿을 수 없다던 일이 검은 등 레오의 바로 눈앞에서 일어난 것이었다.
마귀할멈은 문 열림 버튼을 누르고 스르륵 열린 유리문을 밀고 들어선 백발의 노신사를 힐끗 노려보더니, 치통에 걸려 불어 터진 표정으로, 소녀에게서 보잘것없고 누추한 푸르뎅뎅한 부채질을 슬며시 거둬들였다.
소녀는 서서히 흙빛 얼굴색이 복숭아빛으로 돌아오고, 심장의 고동소리가 미세하게 울리기 시작하더니, 소금빵이 담긴 쟁반을 작업대에서 두 손으로 마주 잡아 들고, 매장에 들어선 백발의 노신사에게 상냥하게 인사를 건넸다. 노신사는 소녀를 사랑스럽게 바라보고는 안부를 물었다. 소녀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맑고 아름다운 커다란 눈동자에 이슬을 머금고, 소금빵을 코어매대 한쪽으로 먹음직스럽게 진열하면서 백발의 노신사를 보며 미소 지었다.
검은 등 레오는 이해할 수 없었다.
소녀가 마법에 걸려 있었던 일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인지, 마법에 걸려서 일어났던 일들을 의식하면서도, 마귀할멈 앞에서 내색을 못하는 것인지 도통 종잡을 수가 없었다.
안쪽으로 길게 자리한 매장 뒤쪽으로 창고 겸 작업장으로 향하는 복도가 이어져 있었는데, 그쪽으로 통하는 유리문 앞 쪽에 어정쩡하게 왼쪽으로 비스듬히 선채, 역시 어정쩡하고 묘하게 기분 나쁜 표정으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마귀할멈은 더더욱 이해할 수 없었다.
검은 등 레오는 오른쪽 더듬이를 조용히 들어 오른쪽 뺨을 소리 안 나게 힘껏 후려쳤다. 따끔거리며 정신이 번쩍 났다.
비슷한 일들은 그 이후의 '크루아상 꿀 행성 T-98' 작전일에도 계속해서 일어났다.
검은 등 레오는 그날 이후로, 소녀의 가여운 모습이 떠올라서 일에 집중할 수도 없고, 잠을 이룰 수도 없었다. 마귀할멈의 사악하고 위험한 손아귀에서 떨고 있을 여리고 연약한 소녀의 안위가 걱정되어, 결국에는 이성적이고 냉철한 검은 등 레오도 평정심을 잃고 말았다.
통치력과 예지력이 뛰어난 여왕 루시아가 검은 등 레오의 눈에 띄는 변화를 눈치 못 챌리가 없었다. 울타리지하왕국 군집의 주요 무리들 모두가 이상을 감지하고 페로몬을 쏘아 댈 정도로 검은 등 레오는 소녀와 마귀할멈의 위험한 동거에 대하여 깊게 동요하고 있었다. 검은 등 레오는 수시로 무리를 향해 위험을 감지하는 페로몬을 계속 쏘아댔다. 검은 등 레오의 규칙적이고 평화로웠던 일상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빵 가게 소녀와 마귀할멈으로 인해 깨져버렸다.
연약하고 가여운 소녀가 안쓰럽기도 했지만, 울타리지하왕국에게도 마귀할멈의 존재는 위험천만이었다. 지하 8m에 자리한 정교하고 안전한 왕국이라고 해도 이상한 마녀의 마법은 지하왕국 존재 자체의 근간을 흔드는 아주 중대한 위험요소일 수가 있었다. 더군다나 매주 '크루아상 꿀 행성 T-98'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선 마귀할멈의 사악하고 위험한 마법을 무력화시키는 작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렸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12월의 몹시 추운 겨울날 아침.
여왕 루시아가 작전회의를 위해 지휘관들을 불러들였다. 여왕의 침실 옆 방에 위치한 회의실 원탁에, 여왕 루시아를 중심으로 둘러앉은 간부들의 표정은 비장하다 못해 침통해 보였다. 여왕 루시아는 각자의 앞 쪽에 누르께한 종이 한 장씩을 나누어 주었다.
작전명 : '딸기잼은 알고 있다.'
그 밑으로 작전 세부사항이 나열되어 있었다. 지난번에 일차적으로 진행되었던 회의에서 격렬한 토론 끝에 결정되었던 사항들이 세부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었다.
작전목표: '베리버리카노'의 위층 딸기잼과 아래층 파란 사과즙을 시럽입자 충돌기로 마구마구 섞는다.
최종목표: '베리버리카노'를 마신 마녀의 기억과 마법을 사라지게 한 후, 울타리지하왕국 마법사 스푸카의
'페이스트리의 저주' 마법으로 마녀는 크루아상으로, 깃털부채는 슈가파우더로 매일매일 새롭게 태어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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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등 레오는 마녀가 매일 밤 자정 12시에 하루도 빠짐없이 의식처럼 마셔대는 '베리버리카노'를 더듬이 끝에 아주 살짝 찍어 맛보았는데, 처음에는 시큼하고 떨떠름하지만, 묘하게도 달콤해서 시간이 지날수록 입맛이 도는 그런 맛이었다. 위층은 딸기잼, 아래층은 파란 사과즙이 반반씩 층을 이루며 쌓였는데, 섞어서 마시면 눈빛이 흔들리고 기억이 사라지며, 마법 또한 영원히 사라져 버린다. 아무튼 이 이상한 마녀식 에스프레소를 마녀 모르게 마구마구 섞어서 그녀가 마시게 하는 것이 '딸기잼은 알고 있다.'의 작전 목표였다.
'딸기잼은 알고 있다.' 작전의 핵심 두뇌, 식량 탐지 AI 앤-드류이드가 네트워크 기반 통신체계를 이용하여 마녀의 흔적을 예지하고 위치를 알려주면, 수다쟁이지만 작업은 정밀한 인간도시락 침투 전문스파이 스프링클이, 달콤한 잼 냄새로 자신을 은폐하는 위장술의 달인답게, 마녀의 베리버리카노 잔에 식탁물리학자 크럼블릭이 개발한 시럽을 던져 넣으면, 점착특공대장인 검은 등 레오가 전투력이 뛰어나고 두뇌가 우수한 선택받은 특공대 무리를 이끌고, 베리버리카노의 위층 딸기잼과 아래층 파란 사과즙을 크럼블릭이 개발한 시럽과 함께 마구마구 섞어 먹여 마녀의 기억과 함께 몹쓸 마법을 함께 소멸시킬 것이다.
이 모든 작전은 냉철하고 바삭한 전략가 캡틴 크럼블 총사령관이 이끌 것이다.
만에 하나, 작전이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서 백만 전투대군이 개미산을 쏘아 마녀의 신경을 마비시키고, 다음 작전을 수행하기 위하여, 빵가게 후문 쪽 쓰레기 창고 출입문 뒤쪽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밤 12시 자정, 초콜릿 달이 뜨자 작전개시.
총사령관 캡틴 크럼블은 날개 대신 얇은 크루아상 껍질 조각으로 만든 망토를 휘날리며 등장하더니,
"이건 그냥 빵이 아니다, 이건 전쟁이다."를 외치며 강력하고 강한 페로몬을 뿜어댔다.
검은 등 레오도 오늘은 특별하게 꿀이나 어떤 일체의 액체에 빠졌을 때에도 미끄러지지 않는 특수점착 갑옷을 착용했다.
돌격____________
맨 앞쪽에서 캡틴크럼블의 낮고 우렁찬, 그 어느 때보다도 더 강력한 페로몬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순간, 진열대와 작업대를 포함한 빵가게 내부의 모든 다리에 검은 물체들이 줄지어 올랐다. 차가운 은빛 메탈색이던 다리들은 눈 깜짝할 새에 검은색으로 변하고 있었다.
아주 초현실적인,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짧은, 그야말로 수초 만에 땅이 움직이고 지구가 통째로 꿈틀대는 것 같았다.
마녀는 빵가게 맨 안쪽, 작업대 아래 세모진 구석에 거꾸로 처박혀서 엉덩이를 하늘로 향한 채, 괴로운 듯 양팔을 거꾸로 들고 괴상한 소리를 지르며 허우적대고 있었다. 구석 앞 쪽으로 보잘것없고 누추한, 푸르뎅뎅한 깃털 부채가 나동그라져 있었다.
울타리지하왕국의 마법사 스푸카는 엉덩이를 하늘로 향하고 거꾸로 처박혀 허우적대는 마녀를 향해, '페이스트리저주'를 퍼부어 댔다. 정확히 1분 30초가 지나자, 거꾸로 처박혀 허우적대던 마녀도, 볼품없이 지저분하게 늘어져있던 깃털 부채도 사라져 버렸다. 스푸카는 여왕루시아의 명을 받들어 마녀는 크루아상으로 깃털부채는 슈가파우더로 만들어 버렸다. 그들의 그릇되고 헛된 어둠의 욕망은 매일매일 새로운 크루아상과 슈가파우더로 새롭게 태어났다.
다음날.
겨울답지 않게 따스하고 포근한 아침 햇살이 빵가게 유리문을 열고 들어와 진열대위의 빵 위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슈가파우더가 뿌려진 갓 나온 크루아상을 코어매대 중앙 가운데쯤에 진열하던, 작고 아름다운 소녀는 복숭아빛 두 뺨 위로 살포시 내려앉는 아침 햇살을 향해 왼쪽 눈을 찡긋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글은 픽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