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슬 Nov 06. 2023

운동은 당신의 살을 빼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운동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기

글을 쓰기에 앞서 '운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쓰는 글이 절대 아님을 밝힌다. 다이어트를 위해 하기 싫은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생각해서 쓴 글임을 명시하고 싶다.


살을 빼고 싶다면 적게 먹고 많이 움직여라

말은 항상 쉽다. 수행해야 하는 항목도 딱 2가지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다이어트 원리가 매우 단순하다고 생각한다. 단지 자신의 의지력이 부족해서, 나약하기 때문에 실패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당신이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것은 인간이 자연스럽게 숨을 쉬듯이 '당연한 일'이다.

즉, 자신의 능력과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는 영역이 다이어트이다. 우리의 몸은 단순히 음식의 양과 활동량을 조절한다고 해서 바뀌지 않는다. 상상 이상으로 정교하며 과학적인 몸은 정직하며 최고의 컨디션에 있을 수 있는 몸을 유지한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자책하지 말아라.


다이어트의 성공 여부, 외적인 모습으로 한 사람의 능력을 판단하는 것은 다양한 형태의 돌들을 보고 '저 돌이 가장 먼저 부서질 것 같아'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무의미하며 무논리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은 '자기 관리'의 필수 요소가 다이어트라고 주장한다. 매일 운동을 하고 샐러드와 단백질을 챙겨 먹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자기 관리가 아닌 '자기 무시'이다. 몸의 신호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에너지를 쓰고 원하지도 않는 음식을 먹는데 어떻게 스스로를 소중히 한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진정한 자기 관리란 '나를 소중히 대하는 태도와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다. 뻐근했던 몸을 풀어주기 위해 스트레칭을 하거나, 공부나 일로 피곤한 상태를 회복하기 위해 달달한 디저트를 먹는 것 등 모두 자기 관리이다. 내일의 내가 더 빛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몸의 신호에 기울여라.


탈다이어트 이전, 운동은 나에게 '칼로리 털기'와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운동을 하고 나서 후회한 적은 거의 없다. 웨이트를 하거나 러닝을 뛰고 나면 뿌듯한 감정도 생기며 운동하는 그 순간에는 잡생각을 안 하고 근육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어서 즐겁다. 그러나 운동을 하기 싫다 생각이 드는 날에도 '오늘 먹은 음식들 조금이라도 태워야지'하며 꾸역꾸역 몸을 이끌고 간 날도 많다. 몸 컨디션이 조금 안 좋아도 헬스장에서 근력 1시간, 유산소 30분을 꽉꽉 채우며 마음을 놓고 먹을 수 있었다. 운동을 하면서 생기는 활력은 부수적인 산물일 뿐이었다.


"나는 먹으려고 운동하는 거지 뭐"


이런 말을 줄곧 지인들에게 했다. 그러나 '먹기 위해' 운동을 하게 된다면 운동이라는 활동 자체를 하나의 퀘스트처럼 생각하게 된다. 그날까지 써내야 하는 과제이다. 이루지 못하면 죄책감과 불안감이라는 벌점을 스스로에게 부여한다. 일주일에 5번 최소 1시간은 운동하기. 여행을 갈 때에도 항상 호텔에 헬스장이 있는지, 운동을 할 시간이 있는지 확인했다. 지금 돌이켜봐도 미련한 행동인 것 같다. 내 마음과 몸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가는 여행을 나는 또 하나의 전쟁터로 만들고 있었다. 몸무게를 조절하기 위해 싸우고 있는 전쟁. 탈다이어트 이후 나는 새로운 좌우명을 갖게 되었다.


'삶은 전쟁터가 아니다'


행복하고 싶어서 삶을 산다. 운동을 하는 이유는 '더 나은 내일의 나'를 위해서임을 계속해서 되뇌었다. 스쿼트를 할 때마다 느껴지는 하체 근육의 움직임, 한 세트씩 끝낼 때마다 드는 쾌감. 러닝머신 위를 뛰면서 얻는 활력을 얻고 싶어서 나는 운동한다.

그러다 보니 운동을 더 이상 과제라고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내 하루 루틴에서 자유롭게 넣을 수 있는 활동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갑작스러운 밥 약속이 생겨 운동을 못하게 되더라도 불안하지 않았다. 밥 약속으로 하루의 활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주일 이상 가족 여행을 가게 되었을 때는 전혀 운동을 하지 않았다. '여행' 자체에 집중을 하면서 풍경을 둘러보고, 음식을 음미하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소중한 추억을 남겼다. 오히려 푹 쉬고 다시 헬스장에서 운동을 시작했을 때 오랜만에 느끼는 근육의 자극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이제 나는 살을 빼기 위해서 운동을 하지 않는다. 행복하고 싶어서, 일상생활에서 에너지를 얻고 싶어서 운동을 취미로 삼게 되었다.



당신은 왜 운동을 하는가? 내면에게 질문을 던져봐라. 혹시 운동을 하기 싫다고 생각하는 날이 있음에도 몸의 신호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활동한 적이 있는가? 운동을 안 할 것 같으면 살이 찔 것 같다는 두려움 때문인가? 항상 명심해라. 당신이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가장 행복하고 편안할 수 있는 상태는 몸이 건네는 대화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운동 강박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은 건강하지 않다. 건강해지고 싶다면 운동을 잠시 멈춰보자. 돼지가 될 것만 같은 당신의 상상은 망상에 불과하다는 점을 깨달을 것이다. 그러고 나서 운동이라는 움직임 자체에 집중하고 싶은 순간이 찾아올 때 다시 시작해 보자. 물론 다른 활동으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면 안 해도 좋다. 또한 꼭 헬스, 필라테스, 요가와 같은 형식이 있는 활동이 아니어도 된다. 출퇴근 시간에 걷기, 집 청소하기, 계단 오르기 모두 운동이 될 수 있다. 스마트워치로 몇 칼로리를 태웠는지, 얼마나 더 움직여야 오늘 먹은 쿠키를 태울 수 있는지 생각하면서 생각과 전쟁을 치르지 마라. 몸을 움직이면서 얻는 기쁨에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운동은 마감 기한이 있는 '과제'가 아닌 '놀이'로 다가올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뾰족하게 먹으면 기분도 뾰족해진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