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신

2022.02.03

by 고주

귀가 시려

모자를 뒤집어써야 하는

설 연휴 후 출근 첫날 아침


허벅지까지 올라온 치마에

살색 타이즈만 입고

학교에 가는 여학생


윗옷은 두껍게 입었지만

웅크린 목이

너도 춥긴 하나 보구나


심란한 생각으로

또 산은 넘는다


마지막 후손들의 절을 받고

파헤쳐져 뼈만 또 자리를 옮긴

묘들


죽으면 썩어질 육신

쓰러질 것 같은 두 다리로

아침을 열고 있는 그 여학생을

용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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