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목포로
< 5. 19. 금 >
비가 온다, 쉬지 않고
밤새 날 불렀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앉았던 테라스 그 자리에서
비와 함께
세상으로 통하는 문을 연다
그리고, 오늘도
나를 보낸다
두려움으로 왔고
채우러 왔고
견디러 왔다
만만해졌고
푸짐해졌고
편안하다
내일 너머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루를 잘 살아내는 것
그것만이 전부였다
자전거 스쿠터 차
그리고 걸어서
오랫동안 여러 번
누볐던 길
그 길 위에 있었다
인정사정 없이 뿌리던 비
만만하지 않은 바람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활짝 웃어주던 햇빛
꼭 말을 해야 아느냐고
조금은 알 것도 같다, 이제는
서두르지 않고
멈추지 않고
어제를 돌아보지 않고
내일을 바라보겠다
지루해하지 않고
새 재미로 가득 찬 하루를
감사하게 살아가겠다
네가 불러서 내가 왔고
네 뜻대로 내가 간다
고맙다, 제주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