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교시는 윷놀이.
다리통만 한 윷짝, 다섯 벌의 말과 윷판.
남자 대 여자.
몇 번 해본 적이 있는 아이들이 말을 다룬다.
까불이들이 번갈아 가며 윷짝을 던진다.
떨어지기 전에 발로 차서 방해하다 오히려 윷을 만들어 주고는 배꼽을 빼고 웃는다.
엎치락뒤치락 승부를 알 수 없는 혼돈으로 빠져들었는데.
무엇에 홀린 듯 모 한번, 윷 두 번, 걸로 3개가 겹친 말이 들어와서 싱겁게 끝나버렸다.
여자팀 완승.
복수전을 한 번 더 해보라고 부추겨 보지만, 내린 꼬리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이런 맥 빠진 녀석들을 보았는가?
하기야 녀석들이 좋아하는 휴대폰 속의 게임만 하겠는가?
삼삼오오 모여 뭔가를 하고 있는 다른 아이들.
본인이 참가하지 않으면 관심도 다른 곳에 놔두는 요즘 아이들.
3교시는 합창제 리허설.
작은 강당에 1학년 전체가 모였다.
반별로 단상에 올라 연습한다.
머리 위에 있는 마이크에 노래가 들어가지 않는다.
무슨 노래인지 통 알아먹을 수가 없다.
엉성한 춤동작.
얼마나 긴장했는지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서 들어가야 하는 시작점을 찾지 못해 허둥댄다.
학년 부장 선생님은 결정적인 장면은 숨기라며 수박 겉핥기로 리허설을 마친다.
과연 합창제가 제대로 할 수나 있을까?
많은 경험이 있는지 선생님들의 표정은 편안하다.
4교시는 신발 원안에 넣기와 제기차기.
한 반에 30명씩 두 줄로 세운다.
3분 안에 신발을 날려 원안에 넣기.
다리 통통한 여학생들의 신발은 직선으로 쏜살처럼 날아가 강당 벽에 딱 붙었다 떨어진다.
비리비리 꼬마 녀석은 코앞에 대굴대굴.
제기차기는 선수 10명을 선발하고, 순서대로 제기를 찬다.
수업 담당 선생님이 세고 합산해야 한다.
대충 둘러보다 도망가야지 잔머리를 굴렸었는데, 큰일 날 뻔했다.
네 개를 넘지 못한다.
승부가 있어서 그럴까, 필사적이다.
점심시간까지는 20분이 남았는데, 교실로 보낸다.
교복 물러주기 행사에서 받고 싶은 한 가지씩을 조사한다.
셔츠/블라우스, 재킷, 조끼, 바지/치마, 생활복.
대단한 호응이다.
참 다양하다.
5, 6교시는 보드게임.
여학생들은 카드, 남학생들은 블루마블 게임, 남녀 섞여서 보드게임.
쌍둥이 둘은 얼굴을 맞대고 딴 세상에서 놀고 있다.
학원 숙제를 하는 녀석도 보인다.
딱히 할 일은 없다.
둘러보며 구경만 열심히 하면 된다.
함께 하자는데 통 모르는 게임들이다.
고스톱이면 내가 죽여주겠는데 말이지.
7교시는 교실에서 합창 연습.
하기 싫어 죽더니, 리허설을 끝내고 나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반마다 긴장감이 팽팽하다.
막바지에 접어드는 학년말 프로그램.
선생님들의 노고로 이어가고 있다.
임장 지도와 여러 번의 시행에서 얻은 자신감이 끌고 가는 힘인 것 같다.
임장 지도하면 최고라고 자부하던 살레시오 선생님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끝까지 헐렁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