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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누 Jun 30. 2023

지금, 성장하고 있나요?

나를 위한 한 걸음


나는 아무것도 안 하고 그저 위임하고 이를 관리하는 것이 시스템의 최상의 단계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물론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그랬었는데, 나는 그게 정답이 아닌 것도, 내가 원하는 삶이 그것이 아님을 알게 된 요즘이다.


재밌는 일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하는 것이 이전에는 왜 이리 아니꼽게 들렸는지. 

그저 "글쎄요, 나 딱히 좋아하는 거 없는 것 같은데"라고만 대답하고 귀를 닫았는지 모르겠다.

단순히 돈을 버는 것에 예전에는 가슴이 뛰었다. 얼마를 벌면 행복하겠지? 이만큼 모으면 참 좋겠지? 생각하며 하나씩 실행해 나간 일들이 결과를 보여주니 내 생각과는 다르게 글쎄, 행복한가? 내가 감사함을 못 느끼는 걸까? 생각했다. 이건 전제가 잘못된 거지, 결과가 잘못된 게 아니었다.


얼마를 벌고, 얼마를 모으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나는 "성장" 하고 있는가?를 묻고 싶다. 

나는 이전의 나보다 더 큰 그릇을 가지게 되었는가? 더 베풀고 더 사랑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내가 이전에 생각한 삶은 참 비좁은 영역이었구나 알 수 있었다. 나는 나의 역할을 꾸준히 성장하며 하는 것. 

그 역할이 무엇이 될지는 조금 더 고민하고 경험해 봐야겠지만.. 


사업도 일도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닌,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이리저리 고민도 많이 하면서 무엇을 할 때 내가 행복할지, 내가 오래 할 수 있을지, 지속하고 성장할 수 있을지 경험해 나가는 과정으로 생각하니 조금 더 마음이 놓이고 더 큰 세상을 보게 되었다. 

단순히 얼마 넣어서 얼마 버는 구조를 생각할 것 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지를 요즘은 더 생각해 보고 있다.


다양한 카페와 오프라인 공간들을 가면서, 분명 좋은데 오래가지 못하는 곳도 있고, 여긴 참 별로다 했는데 오래 유지하는 공간도 있다. 그 차이는 어디서 오는지 직접 경험해 보기 전에는 모른다. 

한 번 가서도 잘 모르겠고, 꾸준히 오래 지켜보면서 조금은 알 것 같다.

온라인 사업은 조금 해봤겠다, 무작정 오프라인으로 덤빌 생각부터 한 패기는 좋지만, 더 오래오래 사랑받는 공간,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조금 더 배우고, 익힐 시간이 필요하는 걸 알았다.


어린 나이에 휙 성공해서, 멋진 삶을 사는 것도 꿈꾸었지만 그게 이제는 좋은지 모르겠다.

오히려 천천히 꾸준히 쌓아간 사람이 요즘은 더 멋지고 닮고 싶다.


최근에 읽은 책에서 참 인상 깊은 우화를 하나 보았다.

신이 하늘에서 인간과 개, 말, 원숭이에게 인간 세상에 내려가서 30년씩 살고 오라고 하였다.

하지만 개와 말, 원숭이는 30년까지는 필요 없다며 15년만 살겠다고 하였고, 이들의 15년을 인간이 자신에게 달라고 하였다고 한다. 따라서 인간만 75년을 가지고 인간 세상에 내려왔다. 인간에게 본래 주어진 삶은 0~30세까지다. 인간의 도리를 하며, 배우고, 성장하고, 나누고, 사랑하는 기간이다. 30~45세는 말이 준 15년이다. 말처럼 한 곳을 향해 뛰어가는 시기인 것이다. 30년간 갈고닦고 경험한 바를 토대로 한 방향으로 열심히 달려가야 하는 것이다. 45~60세는 개가 준 시간이다. 따라서 모든 것이 아닌, 나의 것을 지키는 데에 시간을 보내야 한다. 60~75세는 원숭이가 준 시간이다. 이 시간만큼은 조금은 여유롭고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라 한다. 여행도 좋고, 새로운 것에 호기심도 가져보며 나를 붙잡는 것 없이 자유롭게 살아갈 시간이다. 공감도 되면서 참 배울 점이 많은 우화였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나는 어떤 방향으로 달려야 할까? 막막하기보다는 괜히 설레는 마음도 있었다. 열심히 달리기 위해서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그야 간단했다. 천천히 걸어보는 것. 걸어가다 이 길이 아니면 다시 다른 길로 걸어보는 것. 가만히 서있다고 해서 나의 방향을 알 수는 없지 않겠나. 잘못가도 좋으니 천천히 걸어보자. 멈추다가, 걷다가를 반복하다 보면 우리는 성장하고 있지 않을까? 작년의 나 보다, 지난달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더 한 발자국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요즘이다.


여러분은 지금 성장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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