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책장을 정리하며 책을 옮기다가
언젠가 책 사이에 꼽아둔 나뭇잎을 발견했다.
길을 걸으며 상처없는 나뭇잎을 찾는 것은
내 소소한 행복 중 하나이다.
가을처럼 알록달록 예쁜 나뭇잎들이 많을 때도 그렇지만
봄과 여름의 푸른 이파리도 싱그럽다.
나뭇잎 하나 손에 쥐고
집에가서 두꺼운 책 사이에 넣어 말려야지 생각하면
벌써부터 신이나서 눈을 부릅 뜬다.
사람들에게 밟히지 않은
벌레에 먹히지 않은
깔끔한 모양에 산뜻한 색을 가진 나뭇잎을 찾는다.
그렇게 모인 나뭇잎들이 꽤 많을텐데.
지금은 다 어디로 갔는지 없다.
그날 그 때 나를 행복하게 해주었던
그 기억은 나에게 쌓여있으니
그 아이의 생명력에 조금이라도 의미를 부여해본다.
고마웠어.